관련자 영등포경찰서 연행 불구속 입건 처리

'음악캠프' 알몸 노출 파문 '일파만파'
관련자 영등포경찰서 연행 불구속 입건 처리

주말 한낮의 TV에 알몸 습격 사건이 벌어져 일파만파로 충격을 던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4시15분께 MBC 가요프로그램 ‘생방송 음악캠프’의 방송 도중 인디밴드 럭스(RUX)의 퍼포먼스 팀인 카우치의 두 멤버 신모씨(27)와 오모씨(20)가 갑자기 바지를 벗어 성기를 노출한 채 알몸으로 무대를 활보하는 전대미문의 방송사고가 터졌다.

사고가 벌어진 직후 럭스와 카우치의 멤버들은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불구속 입건 처리됐으며, 문제의 방송을 내보낸 MBC는 30일 즉각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건 다음날인 31일 MBC는 최문순 사장 주재의 긴급회의를 열어 ‘음악캠프’의 방송 중단 결정을 내렸다. 1일 방송위원회는 이 문제를 놓고 해당 방송사 및 관계자들에 대한 중징계 여부를 정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최근 KBS 2TV ‘올드미스 다이어리’가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뺨을 후려치는 내용으로 물의를 빚은 가운데 거푸 벌어진 대형 방송 사고여서 큰 파장을 낳고 있다. 또 30일 사고 직후 오후 주요 뉴스프로그램에 이 사건을 일제히 보도한 지상파 방송 3사는 불미스러운 사건을 흥미위주로 확대 재생산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더위 먹은’ 방송사의 윤리의식 및 제작 시스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생방송 음악캠프’의 전라 노출 사건은 불가항력의 돌발 해프닝만은 아니었다. 제작진은 “언더그라운드 그룹의 좋은 음악을 소개한다는 선의로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럭스 팀을 섭외했으며, 방송전에 정상적인 리허설도 마쳐 이같은 사건을 예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송 전 럭스의 보컬리스트는 홈페이지에 ‘직접 연주하는 것이 아닌 MR 재생방식(녹음된 연주 아래 노래만 라이브로 부르는 방식)의 가짜 라이브 생방송 출연 제의를 받고 출연 여부를 고민했다’며 ‘공연을 한다기 보다는 자랑스러운 펑크밴드의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럭스의 방송 출연이 애초부터 부적합의 불씨를 안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럭스의 돌출 행동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던 MBC는 31일 ‘방송분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멤버들이 눈빛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거린 뒤 동시에 옷을 벗기 시작했다’면서 멤버들의 사전모의 의혹을 제기하며 책임을 모두 럭스 측에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전라 노출 사건은 자유와 반항의 기치아래 활동하는 특정 인디밴드의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보기에는 정도가 지나친 무례였다. 출연자에 대한 기준과 명확한 이해 없이 그럴 듯한 명분을 내세워 제작을 진행한 방송사의 안일함과 오만함도 비난의 화살을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조재원 기자 miin@sportshankook.co.kr



입력시간 : 2005-07-3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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