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가장 큰 변화는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폐지다. BU는 유통, 화학, 식품, 호텔·서비스 등 4개 부문을 조직화해 각 BU장이 총괄하도록 2017년부터 도입됐다.
롯데는 약 5년간 BU 체제 유지를 통해 소기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판단, 더욱 빠른 변화 관리와 미래 관점에서 혁신 가속화를 위해 헤드쿼터(HQ·HeadQuarter)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HQ는 출자구조 및 업의 공통성을 고려해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이중 주요 사업군인 식품, 쇼핑, 호텔, 화학 사업군은 HQ 조직을 갖추고, 1인 총괄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관리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IT, 데이터, 물류 등 그룹 미래 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들은 별도로 둬 전략적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주사와 HQ·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ESG경영혁신실 산하 사업 지원팀도 신설됐다”며 “더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짐으로써 조직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먼저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이사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가 유통과 호텔 사업군 총괄대표로 각각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한 전문 경영인이다.
신임 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 대표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기존 유통, 호텔 BU를 이끌었던 강희태 부회장과 이봉철 사장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롯데는 성과주의 기조에 따라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으로 늘렸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김교현 화학BU장 사장과,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이영구 식품BU장 사장이 맡는다. 이 사장은 롯데제과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롯데쇼핑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롯데GFR 대표이사로는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상품본부장 이재옥 상무가 보임됐다.
여성 및 외국인 임원도 확대됐다. 이번 임원 인사를 통해 우순형 롯데백화점 상무, 곽미경·강은교 롯데정보통신 상무, 손유경 롯데물산 상무 등 총 6명의 신규 여성 임원이 배출됐다. 마크 피터스(Mark Peters) LC USA 총괄공장장도 신규임 원으로 선임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파격적이고 전방위적인 인재 영입과 성과주의 원칙에 입각한 승진 인사”라며 “조직개편도 단행함으로써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그룹 경영관리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