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항공 제공
[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지난달 29일 서울 마포구 'AK& 홍대'에 기내식 카페를 오픈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항공업계의 새로운 시도로 오픈과 함께 다양한 이슈를 낳고 있다.

제주항공은 '여행의 행복을 맛보다(여행맛)'라는 콘셉트를 정하고, 이에 맞는 인테리어로 카페를 꾸몄다. 입구는 탑승구처럼 디자인했고, 카페 내부 창문도 기내 창문형태로 제작했다. 테이블은 기내 서빙용 카트를 이용해 눈길을 끌었다.

카페 메뉴 또한 제주항공 기내식인 불고기 덮밥과 흑돼지 덮밥 등을 판매하고, 커피와 스무디, 한라봉에이드 등 음료와 디저트도 함께 판매한다. 카페는 7월28일까지 오픈하는 팝업스토어로, 주문을 받고 음식을 서빙하는 직원들이 실제 제주항공 승무원이란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렇듯 이색 카페 오픈 소식에 점심때면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카페에 방문한 A씨는 “실제 승무원들이 승무원 복장을 입고 서빙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했다”면서 “비행기 타본 지 2년이 다되가는데 이렇게 간접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웃었다.

또다른 손님 B씨는 “하늘에서나 먹는 기내 음식을 이렇게 육지에서 먹어볼 수 있어 신기하다”며 “비행기 인테리어와 승무원들이 있어 진짜 기내에서 식사를 하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이번 제주항공의 카페는 코로나19로 비행을 못하는 현 상황에서 승무원들의 퇴사나 이직을 막을 수 있는 하나의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많은 항공사 휴직 승무원들은 카페나 백화점, 쇼호스트 등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모회사인 AK&과 제주항공 홍보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정작 승무원들은 제주항공 카페 오픈 소식에 불편해 하는 모습이다. 승무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왜곡돼 있는 상황에서 자칫 서빙만하는 이미지로 강조되는 악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승무원 C씨는 “항공기 승무원의 본질적 역할은 서비스가 아닌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안전업무”라면서 “이에 최근 몇 년간 승무원들의 용모와 성 상품화 등을 지적하며 안전업무를 강조했는데 제주항공 카페로 다 허사로 돌아간 것 같아 허탈하다”고 말했다.

C씨의 말처럼 카페를 방문한 고객들 사이에선 “역시 승무원이라 그런지 예쁘다”, “하늘의 꽃인 이유를 알겠다” 등 승무원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렸다.

승무원 D씨는 “승무원의 역할은 좌석 안내와 기내식, 식음료 서비스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역할은 비행 정보와 기내 안전, 보안 점검 등이 더 크다”면서 “서비스직으로만 이미지가 부각된다면 승무원을 대하는 승객들의 갑질 행태도 더 커질 것 같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휴직 중인 승무원들의 복직도 기대할 수 있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회사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만큼 승무원들이 우려하는 이러한 부분도 신경써주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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