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앞당겨진 인적쇄신…젊은 인재 배치·임원 감축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 사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가 경영 악화 극복을 위해 강도 높은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내년도 사업 계획을 조기 확정·실천하고자 예년보다 빨리 인사에 나선 것은 물론,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젊은 임원급 인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올해는 오프라인 점포 실적 악화가 심각했던 만큼 임원 수를 대폭 줄이는 ‘칼바람’ 인사가 단행됐다는 평이다.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전날 계열사 별로 이사회를 열고 2021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국내외적으로 매우 불확실해진 경영 환경에 대비해 예년보다 조기에 진행됐다. 지난 2018년에는 12월20일에, 지난해에는 12월19일에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는 위기를 타개하고자 하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600여명에 달하던 총 임원 수에서 20%를 축소해 100여 명이 짐을 쌌다. 임원 직급 단계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능력만 있다면 빠른 승진이 가능해졌단 의미다. 롯데그룹은 “젊고 우수한 인재를 조기에 CEO로 적극 배치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50대 젊은 임원을 계열사 대표이사로 내세웠다. 롯데칠성음료 신임 대표로는 50세의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전무로 승진하며 내정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였던 강성현 전무는 50세로 롯데마트 사업부장 전무를 맡게 됐다. 롯데푸드 대표에 배치된 이진성 부사장도 51세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도 2021년 임원 인사에서 인사쇄신과 체질 개선이 함께 이뤄졌다. 온-오프라인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가 SSG닷컴 대표를 겸직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강 대표는 1969년 생으로 컨설팅 회사 출신 외부 인사다.

이마트는 유통업계 중에서도 가장 빨리 인사를 발표했다. 매년 12월 초 진행됐던 인사가 올해는 10월에 단행됐다. 임원 수를 10%가량 줄이고 13개 계열사 중 6곳의 수장이 교체됐다. 상품 전문성 강화에 초점을 두고 상품 본부를 그로서기 본부와 비식품 본부로 이원화하는 한편, 신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선식품 담당 역시 1담당과 2담당으로 재편하는 등 조직이 대폭 개편됐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인사를 한 달 가량 앞당겨 이달 초 발표했다. 총 29명이 승진했고, 19명이 자리를 옮겨 총 48명에 대한 인사가 이뤄져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대표이사가 바뀐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면세점, 현대L&C, 에버다임 등은 60년대 생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전문성과 추진력을 두루 갖춘 젊은 인재가 대거 중용됐다”며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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