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 케이블TV 사업자 현대HCN 인수를 두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6일 마감한 현대HCN 매각 예비입찰에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응모했다. 이통3사가 모두 예비입찰에 참여한 이유는 현대HCN이 알짜 매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HCN은 지난해 가입자 134만명으로 점유율 3.95%를 차지하고 있는 케이블TV 5위 사업자다. 또 현대HCN은 서울 서초구·동작구, 대구·경북 등에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다.

일단 이통3사가 예비입찰에 모두 참여했지만 실질적으론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간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31.52% 1위 사업자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현재 딜라이브 인수에 중점을 더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KT의 입찰 참여는 ‘찐’카드가 아닌 경쟁사 인수를 견제하기 위한 참여로 보인다.

문제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이다.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의 시장점유율은 24.91%,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는 24.17%로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 통신사간 격차는 1% 조차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시장 점유율 3.95%의 현대HCN을 누가 차지하냐에 따라 2위가 바뀔 수도, 격차를 벌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현대HCN 인수에 조금 더 적극적인 통신사는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예비입찰액에서 가장 높은 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현대HCN을 인수함으로써 3위 사업자와 격차는 벌리고, 1위 사업자와 격차를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SK텔레콤은 지난해 2위 사업자를 뺏긴 마당에 현대HCN 마저 LG유플러스에 내준다면 5% 가까이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케이블TV 1위 사업자 CJ헬로를 인수하면서 업계 2위 자리를 내준 것도 모자라 2~3위 격차까지 벌어진다면 사실상 순위 싸움에서 밀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들이 M&A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번 인수 경쟁은 실질적인 인수를 위한 것도 있지만 인수 방해를 위한 수싸움도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현대HCN 매각 대가는 5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인수를 막아야 하는 기업에선 매각 대금을 최대한 높이는 작전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인수 금액이 어디까지 오를지 모르지만 실제 본입찰까지 행보가 중요해 기업간 눈치작전은 치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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