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슬 기자] 국산 수제맥주가 수입맥주 매출을 따라잡았다.

기존 맥주 시장에서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종량세 시행 등으로 주세부담이 낮아지자 국산 수제맥주 업체들이 투자를 늘리며 소비자의 인식도 달라졌다.

국산맥주 매출이 상승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반발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시작됐다. 불매 운동 이후 일본 맥주의 월별 매출신장률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전년보다 7월에는 52.2% 하락, 12월에는 93.8% 하락했다.

국산맥주는 반사 이익을 봤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신장률이 1~5%였는데, 하반기에는 3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지난 1월에는 세븐일레븐에서는 국산맥주의 매출 비중(52.5%)이 수입맥주의 매출 구성비(47.5%)를 넘어섰다. 이달 CU에서는 국산맥주(49.7%)와 수입맥주(50.3%) 비중이 0.6% 차로 좁혀졌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것은 국산 수제맥주다. 국산 수제맥주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40%대의 신장률을 보이다가 7월 159.6%에서 12월 306.8%까지 증가했다.

올 초부터 시행한 종량세 시행도 국산 수제맥주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기존에는 주류의 종류가 동일해도 제품 출고가가 높으면 상대적으로 많은 주세를 부담했다.

바뀐 종량세는 출고하는 주류의 양에 주종별 세율을 곱해 주세를 산출한다. 주류의 가격이 다르더라도 주종과 양이 동일하다면 주세가 동일하게 부과된다.

수제맥주는 종량세 시행으로 주세 부담이 낮아져 최대 30% 세금 인하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 수제맥주는 대량 생산이 어려워 맥주를 제조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 국내 수제맥주 업체들은 낮아진 세금만큼 생산설비를 확대하고 신메뉴를 개발하는 등 상품성을 키웠다.

1세대 수제맥주 회사 카브루는 지난해 경기 가평에 양조장 2곳을 증설해 자체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이달 새로운 수제맥주 6종을 선보였다.

2018년 6월 기준 500여 개였던 전국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매장 수는 2020년 2월 기준 800여 개를 넘어섰다. 현재 업계 1위 수제맥주 프랜차이즈 생활맥주는 2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생활맥주 관계자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으로 인해 국산 맥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데다 세금 부담도 줄어든 만큼, 더 많은 양조장과 손잡고 품질 좋은 수제맥주를 다양하게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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