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신세계그룹이 적자 사업들을 하나둘 철수하기 시작하면서 레스케이프 호텔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중 이마트는 그 동안 만물잡화 전문점 ‘삐에로쑈핑’을 선보였다. 하지만 삐에로쑈핑은 1년 6개월 만에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완전 철수한다. 대신 가전 전문 매장 '일렉트로마트'에 좀 더 집중해 확장한다.

이같은 현상은 이마트가 지난해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위기설에 의한 수익성 위주 재편으로 보인다. 만성적자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이유다.

이렇게 신세계그룹이 수익성 위주로 재편을 하면서 호텔업계에서는 레스케이프 호텔이 다음 타자가 되는 게 아닌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호텔은 현재 서울 웨스틴조선호텔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레스케이프 등 총 4곳이다. 이중에서도 레스케이프 호텔을 주시하는 이유는 2018년 오픈 당시 신세계조선호텔이 처음으로 내세운 자체브랜드이기 때문이다.실제 레스케이프 호텔은 최고급 부티크 호텔을 표방하며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인테리어를 신경 쓸 정도로 애정이 깊다. 하지만 오픈 후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며 신세계조선호텔 실적 하락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레스케이프 호텔이 4성급 부티크 호텔로 차별화한 콘셉트로 오픈했으나 공실률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비싼 객실가격과 회현역이라는 입지 조건, 일회성 인테리어, 그리고 수영장이 없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4성급 호텔이지만 객실의 가격은 5성급 수준에 가깝고, 남대문시장과 연결된 회현역은 젊은 연인이나 호캉스를 즐기는 여성들이 찾는 이른바 `핫플레이스'가 아니다.

또 재방문이 크지 않는 이유로는 가장 큰 자랑거리로 여겨왔던 인테리어가 오히려 감점요인으로 지적되고 있고, 비싼 객실가에 비해 수영장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것도 치명적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017년 영업이익 7억 3480만원을 기록했으나 레스케이프가 개장한 2018년은 영업손실 75억 9127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물론 정 부회장은 2023년까지 국내에 5개 이상 독자 호텔 브랜드로 10개 가량 사업장을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장 레스케이프 호텔이 정리수순을 밟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위기의 레스케이프 호텔이 어떻게 현재의 위기 상황을 이겨낼 지 주목되는 건 사실이다. 이를 위해 레스케이프 호텔은 시그니처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살롱 드 레스케이프’(Salon de L’Escape)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살롱 드 레스케이프는 호텔의 문화 프로그램으로 2040고객들을 위해 와인, 칵테일, 플라워, 북, 펫 등 다양한 테마로 상시 운영하는 콘텐츠다.

레스케이프 호텔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선보인 살롱 드 레스케이프는 단순한 숙박의 경험을 뛰어넘어 호텔에서 다양한 커뮤니티와 경험 콘텐츠로서 고객 유입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5개월간 진행한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고객 1500여명이 레스케이프를 새롭게 방문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중 재방문 고객이 30%에 달하는 등 2030 세대 참여율이 높다”고 덧붙였다.

레스케이프 호텔은 와인과 칵테일클래스, 플라워 아틀리에, 북토크, 펫토크 등 핵심 콘텐츠에 분기별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더해나가며 1월부터 강화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기존 프로그램 중 특히 재방문이 높은 와인, 칵테일클래스 등의 경우 심화과정 프로그램을 별도로 기획해 2월부터 진행하기로 했다.여기에 레스케이프 호텔만의 특징인 반려견 서비스도 강화한다.레스케이프 호텔은 호텔 9층 전체가 펫 전용 플로어로 반려견이 묵을 수 있는 객실(14실)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호텔업계 최초로 반려견을 동반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펫존을 구성, 모던 차이니즈 레스토랑인 팔레드 신에서 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반려견 서비스 강화에 따라 레스케이프 호텔은 반려견을 위한 유모차 대여서비스를 도입한다. 프리미엄 반려견용 유모차 브랜드인 에어버기와 함께 반려견 전용유모차를 비치했다.

또 호텔 펫패키지 이용고객 및 중식당 팔레드신 내 펫존 이용고객에게는 반려동물 프리미엄 식품브랜드인 ‘조공’의 간식으로 ‘한방 보양 삼계탕전’을 별도로 제공한다. 호텔을 찾는 반려견을 위해 한약재를 함께 넣은 보양 간식을 차별화된 서비스로 준비해 운영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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