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점, 명함 전달·‘촬영금지 확인서’ 서명에도 출입 거부

[스포츠한국 이주영 기자] 일명 ‘곰팡이 햄버거’ 논란으로 홍역을 겪은 맥도날드가 고객에게 주방을 공개하는 ‘주방 공개의 날’ 행사에 신청 접수를 한 기자의 출입을 제지해 논란을 빚고 있다.

본지는 지난 11일 맥도날드가 고객을 대상으로 식재료의 관리와 조리과정을 모두 공개하겠다며 밝힌 ‘주방공개의 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연세대점’에 정상적으로 참가 신청을 했다. 그러나 19일 맥도날드 연세대점 관계자는 기자에게 “어떤 형태의 미디어 촬영도 금지한다. 공개된 내용을 기사로 반영할 경우 곤란해질 수도 있다”고 출입을 거부했다.

이에 기자는 해당 매장 관계자에게 입장 전 신분을 밝히며 명함을 전달하고 ‘촬영금지 확인서’에 서명한 후 “정상적으로 신청한 만큼 촬영은 하지 않고 주방 공개 행사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홍보 담당자와 통화를 해야 출입할 수 있다”며 출입을 막았다.

전화로 연결한 맥도날드 홍보 담당자 또한 “취재한 내용을 기사에 반영할 경우 곤란해질 수도 있다”며 은근한 위협을 가했다. 출입을 막은 사실을 보도하겠다고 하자, 그는 “죄송하다”며 “다른 일반 고객들이 당황할 것을 우려해 말을 전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경솔했다”고 태도를 바꿨다. 그러나 매장에서는 기자를 입장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일반인 신청자들과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주방 공개의 날’ 행사는 지난달 28일 한 언론보도를 통해 맥도날드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연초부터 10개월 간 촬영했다고 주장하는 햄버거 사진과 지저분한 조리실 내부 사진을 공개한 데 대한 해명 자리로 마련된 것이다.

당시 공개된 사진에는 햄버거 패티가 덜 익어 있는 ‘언더쿡’ 현상 혹은 곰팡이로 보이는 이물질이 묻어있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는 지난 1일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과 보도"라며 대고객 호소문을 발표했다. 지난 11일에는 2016년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후 용혈성요독증후군(일명 햄버거병)을 앓게 됐다는 어린이 측과 법원 조정으로 합의에 이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맥도날드는 19일 전국 310여개 레스토랑에서 ‘주방 공개의 날’을 개최, 자신들의 식품 안전 시스템을 공개키로 결정했다.

특히 지난해 5월부터 최신식 디지털 온도계를 도입해 조리 후 패티의 중심 온도를 측정, 태블릿에 실시간 자동으로 기록하는 업계 유일의 ‘디지털 푸드 세이프티 시스템’을 최초로 공개한다고도 강조했다.

맥도날드 홍보 담당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디어 세션을 위한 자리를 따로 신청받았다”고 밝혔으나, ‘주방 공개의 날’ 행사를 홍보한 지난 11일 이후 맥도날드 본사와 홍보대행사 중 어느 곳에서도 공식적인 취재요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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