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서지연 기자] 제주의 거친 파도를 닮은 화가 변시지의 이야기가 소설에 담겼다.

소설가 김호경은 식민지 시절 제주에서 태어나 한평생을 폭풍같은 삶을 살다간 변시지의 예술혼을 담은 소설 ‘난무-폭풍의 화가 변시지’를 내놨다. 각본은 김미숙 작가가 맡았다.

소설은 총 6부로 나눠졌다. 1부는 변시지의 유년시절 아련한 기억 속에 남아있는 제주도의 풍광을 그리고 있고, 2부부터는 일본 오사카에서 시작된 어린 시절을 비롯해 그림과의 인연, 고향 제주도로 돌아와 세상을 뜰 때까지 예술혼을 불태우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변시지(1926~2013)는 세계적인 명성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에게는 상당히 낯설다. 그는 제주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갔다. 조선인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화가로 활동하며 일본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광풍회전에서 조선인 최초로 입선한 데 이어 최연소 최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엄혹한 일제강점기에 제주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이주한 그는 조선인으로서 또한 예술가로서 온갖 시련을 겪었다. 일본 아이들과 불공정한 씨름을 하다가 다리를 다쳐 평생 고통을 당했고 일본 화단의 소수자로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았다.

고국에 돌아와서도 분단된 정치 현실은 그를 평화로운 화가로 남겨두지 않았다. 끝내는 화가로서 치명적이게도 눈에 이상이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제주에 정착하면서 화풍은 제주의 거친 바람을 닮아갔고 제주의 황토빛 풍경을 담은 그의 그림은 ‘제주화’로 명명되어 국제적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동양인 화가 최초로 10년간 그림을 전시하며 그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표현했다.

폭풍을 닮은 그의 삶과 평생 그를 사로잡았던 예술혼이 소설로 담겨진 책이 바로 ‘난무-폭풍의 화가 변시지’다.

소설가 김호경은 경희대 신문방송대학원을 졸업했고 1985년 대학문학상에 ‘부비트랩’이 당선, 1997년에는 ‘낯선 천국’으로 21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편 ‘낯선 천국’, ‘삼남극장’, 스크린소설 ‘명량’, ‘국제시장’, 단편집 ‘남자의 아버지’, 여행 에세이 ‘가슴뛰는 청춘 킬리만자로에 있다’, ‘설렘’을 비록해 여러 권의 컬러링 기행문을 펴냈다.

각본을 맡은 김미숙 작가는 경희대 대학원에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드라마 ‘후궁의 반란’으로 채널A시놉시스 공모대상(2013)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소설 장영실’, ‘우리 언론인이 되어볼까’등이 있다. 현재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며 가톨릭관동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푸른사상사/336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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