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 상승으로 5억 가량 적자 예상
김동호 위원장 "올 영화제 어느 해보다도 차분하고 안정됐다"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역대 최다관객과 최다편수를 기록했다.

영화제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총 9일간 개최된 부산국제영화제는 총 60개국에서 315편의 영화가 초청돼 총 827회 상영됐다.

총 6개 극장의 37개관에서 상영됐으며 총 19만8,818명의 관객이 관람해 최다관객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관객수인 19만8,603명에서 200명가량 증가된 수치다.

지난해 열린 12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비해 각각 20여 편이 증가돼 역대 최다인 85편의 월드 프리미어와 48편의 인터내셔널 프리미어가 상영됐으며 아시아 프리미어 작품만 해도 95편에 달했다.

이번 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에서 30%의 티켓 판매를 확보하고 남포동 상영관에 심야 상영제를 도입하는 등 관객들을 위한 서비스에 중점을 두었다는 데 있다. 특히 롯데시네마에서는 월드 파노라마 중심으로, 메가박스에서는 아시아 영화를, 프리머스 시네마에서는 한국 영화를 상영하는 등 상영관별로 상영작들을 특성에 맞게 분류해 관객들의 불편을 더는데 주력했다.

올해 상영작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해외에 덜 알려지고 소외된 지역인 카자흐스탄이나 필리핀의 영화를 대거 발굴했다는 점이다. 특히 개막작으로 상영된 '스탈린의 선물'은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카자흐스탄 영화에 관한 관심을 일으켰다.

영화제 기간 중 열린 아시안 필름 마켓에서는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홍콩과 스웨덴에 판매되고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독일에 판매되는 등 성과를 이뤘다. 올해 마켓에는 28개국의 132개 업체에서 4640명이 참여했으며 총 46회의 시사회가 열렸다. 지난해 50개국 460개 업체에서 참여한 데 반해 참가 국가와 업체수가 현저히 줄어 아시안 필름 마켓의 활성화가 향후 과제로 남았다.

한편 지난 4일 야외상영작인 오시이 마모루의 '스카이 크롤러'가 상영 도중 발전기의 고장으로 인해 상영이 50여분간 중단되는 등 크고 작은 영사사고도 잇따랐다. 일반 극장 상영에서도 필름이 거꾸로 상영되는 등 영사 사고만 총 9차례 벌어졌다.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인 김동호 위원장은 10일 오전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폐막 기자회견에서 "올해 영화제는 어느 해보다 차분하게 진행되었다. 이는 13회나 영화제를 치러오면서 영화제 조직이 안정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관객들의 면면을 볼 때 관객 수준도 상당히 향상됐다"며 자평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영화제의 규모가 많이 커졌다는 데 동의한다. 올해 상영작이 총 315편인데 우리 영화제에서 적정한 상영 편수는 280~300편 가량이라고 본다. 프로그래머들과 상의해 향후 영화제의 규모를 키우는 것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위원장은 급격한 유류 상승과 지난해 다이아몬드 스폰서였던 제일모직 빈폴의 불참으로 5억 가량의 적자를 예상했다. 김 위원장은 "전체 예산 89억 중 47억은 정부와 지자체에서, 나머지는 입장료 수입과 스폰서로 충당했다. 주요 스폰서였던 제일모직이 철수하고 유류가 급격히 상승해 항공료가 올라 게스트 초청 경비와 야외 스크린 수송비가 상승했다. 5억 가량의 결손이 발생한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결산 보고 때 알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 관객 유치를 위한 방안에 대해 "현재 개막식에 참여하려는 일본관광객의 단체 관람 요청이 해마다 늘고 있다. 하지만 개막식의 경우 국내 관객들을 배려해 해외 관객수를 500명가량으로 참여를 조절하고 있다"며 "그 이외의 기간에 대해서는 별다 조절은 하고 있지 않다. 현실적으로 일반 상영관에서 해외 관객들의 점유율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추후 해외 관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