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계' 탕웨이 "정사신 촬영만 11일 걸렸다"

"정사신 촬영에 총 11일이 걸렸어요. 처음엔 무척 쑥스러웠지만 두 주인공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꼭 필요한 신이죠."

실연에 가까운 파격적인 정사신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안 감독의 영화 '색, 계'의 여주인공 탕웨이가 29일 내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탕웨이는 이안 감독과 함께 29일 오전 11시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색, 계'의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정사신을 총 11일 동안 촬영했다. 처음에는 매우 쑥스러웠지만 리허설을 많이 거쳤고 또 감독님이 각 동작을 미리 셀렉팅하고 디자인했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영화 '색, 계'는 194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스파이 여인과 그녀의 표적이 된 한 남자의 애증을 다룬 에로틱 멜로극이다. 전라노출까지 불사한 탕웨이와 양조위의 장시간 파격 정사신 덕에 미국 개봉 당시 NC-17등급을 받고 중국에서는 30분 삭제 후 개봉을 한 영화는 다음달 8일 국내에서 무삭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수만 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색, 계'의 히로인이 된 신예 탕웨이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일약 세계적인 스타의 대열에 성큼 다가섰다.

다음은 탕웨이와 나눈 일문 일답.

▲ '색, 계'에 참여한 소감을 말해달라.

- 처음 작품에 대한 얘기를 들었을 때 어떤 영화인지 잘 몰랐다. 장 아이링의 원작을 읽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스토리를 파악한 것은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다. 감독님과 5번 째 만남을 가진 후에 '정말 좋은 영화구나, 감독을 믿어야겠다. 그래야 좋은 영화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색, 계'의 여주인공은 세상의 모든 여배우들이 꿈꿔왔던 배역이라 생각한다. 그런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이안 감독, 그리고 양조위씨 등 훌륭한 분들이 옆에 있어서 8개월이라는 힘든 과정을 다 이겨낼 수 있었다. 특히 내 마음 속에 숨겨진 것들을 꺼내서 모두 깨뜨리고 끌어내 준 이안 감독께 감사 드린다.

▲ 극중 정사신이 매우 파격적이다. 신인으로서 소화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 정사신을 처음 찍을 때는 매우 쑥스러웠다. 하지만 리허설도 많이 거쳤고 감독님이 일일이 동작이나 동선 등을 셀렉팅하고 디자인해줘 크게 어렵지 않았다. 내가 맡은 왕치아즈와 이선생(양조위)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관계의 사람들이다. 이 두 사람의 감정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정사신이 꼭 필요했다. 이들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부분을 몸이나 육체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관계였다.

남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두 사람만의 이해 관계에서는 꼭 필요했다. 이들은 사랑일 수도 있고 또는 사랑을 넘어설 수도 있는 그런 관계였다. 정사신을 총 11일 동안 촬영했다. 매일 반나절 이상을 촬영했는데 매일 촬영에 들어갈 때마다 어제 촬영한 것은 모두 잊고 다시 처음부터 촬영에 임했다.

내게 너무 소중한 기회가 주어진 것이기에 '다른 것은 모두 잊고 여기에만 몰입하자'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영화 속 정사신은 모두 촬영 전반부에 이루어졌는데 이것이 오히려 배우들 간에 이해가 훨씬 깊어지고 다른 장면들을 촬영하는 데 도움이 됐다.

▲ 첫 영화에서 양조위 같은 대배우와 일한 소감은.

- 먼저 이안 감독과 함께 한 소감을 말하고 싶다. 이안 감독은 우리 모두의 교장 선생님이었다. 그는 우리에게 '지금까지 알던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해보자'라며 늘 새로운 표현 방법을 가르쳐주고 많은 요구를 했다. 때론 그 요구들이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그에게 맞추다 보니 정말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는 촬영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배우에게 최선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다 알고 있었고 어떤 배우보다도 가장 훌륭한 연기자였다. 모든 연기를 직접 보여주며 지시했다. 특히 그는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라고 해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끝까지 얻어내는 사람이었다. 이 점이 그에게 얻은 가장 큰 배움이었다.

양조위가 첫 만남의 장소에 문을 열고 들어오며 모든 사람에게 짓던 그 편안한 미소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촬영 중 한 번도 나를 신인으로 대한 적이 없다. 둘이서 촬영하는 장면에서는 늘 내가 편하게 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어떤 것이 진정한 배우의 자세인지 프로페셔널한 것인지 보여주었다. 그 이후 그는 배우로서 내 역할 모델이 되어있다.

▲ 이 영화를 찍은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영화를 찍는 8개월 동안 왕치아즈라는 여성이 되어 그녀의 인생을 살았다. 그녀와 함께 긴 전쟁의 시간을 거친 후 다시 나 자신으로 돌아온 지금 이 생활이 얼마나 행복한가 느끼고 있다. 인생에 있어 새로운 행복을 느끼게 해 준 이안 감독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다. 앞으로 더 많은 새로운 역할에 도전할 수 있는 훌륭한 여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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