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이렇게 귀여운 처녀귀신 보셨나요?"

통통한 볼살이 매력적인 배우 박신혜의 별명은 ‘곰지’다. 곰과 돼지의 합성어로 친한 친구가 지어준 별명이다. 박신혜는 “어감이 좋잖아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배우 박신혜는 유독 ‘죽음’과 연관이 많다.

박신혜는 데뷔작인 SBS 드라마 에서 극중 죽음을 맞는 배우 최지우의 아역으로 출연했다. 첫 주연을 맡은 SBS 드라마 에서는 박신혜를 살리기 위해 남자 주인공을 맡은 배우 이완이 죽음을 맞게 된다.

두 작품의 제목에 ‘천국’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도 이채롭다. 배우 정웅인과 함께 출연한 단편 에서는 본인이 죽음에 이르는 역할을 맡았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박신혜는 영화 (감독 김지환ㆍ제작 윈텍필름)에서 쌍둥이 여주인공을 맡아 1인2역을 펼쳤다.

어느날 쌍둥이 자매가 호수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언니만이 구조된다. 박신혜는 살아 있는 언니와 유명을 달리한 쌍둥이 동생 역을 동시에 맡아 공포 연기에 도전했다.


# 드라마에서 영화로

영화 은 박신혜에게 두 번째 영화다.

박신혜는 지난해 배우 조승우와 강혜정이 주연을 맡은 영화 에 출연한 적이 있다. 주연을 맡은 영화는 이 처음이다. 이번 영화가 박신혜에게 특별한 이유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의미가 크잖아요. 은 제가 주연을 맡은 첫 영화인 동시에 공포 연기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작품이에요. 올 여름을 여는 첫 공포 영화이기도 하죠. 그만큼 공을 많이 들였어요.”

박신혜는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공포 영화 마니아다. 매년 개봉하는 공포 영화를 거의 다 섭렵했다. 때문에 직접 출연하는 공포 영화를 고르는 데 꽤나 까다로웠을 법하다. 박신혜가 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사극이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공포 영화는 너무 현대물에 치우쳐 있었어요. 한국을 대표하는 귀신은 전통적 소복을 차려 입은 ‘처녀귀신’인데 정작 영화 속에서는 만나보기 힘들었죠. 은 우리 전통적 정서에 공포를 불어 넣었어요. 거기에 현대 기술이 만들어 낸 효과가 곁들여지니까 제대로 무서운 장면이 나오던데요. 자세한 건 말씀 드릴 수 없지만… 아마 영화를 보고 난 후 ‘검은깨’를 못 드실 거예요.”

공포 영화를 찍고 나면 자주 들리는 얘기가 ‘실제로 귀신을 봤다’는 소문이다. 박신혜는 “혹시 귀신을 보거나 특이한 사건이 있었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대화가 싱겁게 끝날 수 있는 상황에서 박신혜는 “정말 죽을 뻔한 적은 있어요”라며 화제를 바꿨다.

“전라도의 한 체육관에서 수중 장면을 촬영했어요. 몸이 물 속에서 수면 위로 솟구치는 장면이었죠. 수심이 얕아서 고민 끝에 제 몸을 가로로 누인 후 수평으로 끌어 당겼죠. 갑자기 입과 코과 물이 쏟아져 들어와서 숨을 못 쉬었어요. 결국 그 장면을 찍은 직후 촬영을 중단해야 했죠. 한 동안 가위까지 눌렸는걸요.”


# 아역에서 성인으로

박신혜의 공식 데뷔년도는 2003년이지만 박신혜가 연예계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2001년이다. 박신혜는 가수 이승환의 뮤직 비디오 출연 배우를 선발하는 공개 오디션에 주위의 권유로 원서를 냈다.

박신혜는 이승환의 눈에 띄어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박신혜는 연예 생활의 ‘멘토’(스승 같은 선배)인 이승환을 ‘공장장님’이라 불렀다.

“원래 ‘공장장님’이 시간 약속 어기는 것을 싫어하신대요. 제가 3차 면접 때 무려 2시간30분이나 늦었는데 ‘공장장님’이 기다려 주셨죠. 당시 ‘공장장님’의 뮤직비디오에는 출연하지 못했지만 그 때부터 차곡차곡 데뷔를 준비했죠.”

박신혜는 2년을 꼬박 준비한 후 에서 최지우의 아역으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후 박신혜는 와 MBC 드라마 를 통해 성인 배우로 거듭났다. 아직 고등학교 3학년이지만 박신혜에게는 성인 배우의 진지함과 성숙미가 물씬 풍긴다.

“올해 17살이지만 20살이 넘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에 아역으로 출연했을 때도 나이가 많은데 앳되게 생긴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죠. 나이 들어 보여서 싫으냐고요? (손사래를 치며)아니오, 전 좋아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기쁜 걸요.”

어릴 때 데뷔해서 또래 친구들이 누린 것을 해 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을 법도 하다. 박신혜는 ‘할 것 다 해 봤다’며 너스레를 떤다.

“친구들이랑 놀이 공원에 가고 시내에도 나가고 노래방에도 자주 가요. 얼마 전까지 남자 친구도 사귀었는걸요. 1년 조금 못 되게 만났어요. (빙긋이 웃으며)지금은 없어요. 고3이어서 요즘 대입 원서를 넣고 있어요. 내년에는 대학생 박신혜를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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