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한국영화 단역 첫발… 올 초 대만행, 200대 1 뚫고 '6호 출구' 주연 인기 폭발

“주걸륜 오빠, 왕가위 아저씨와 함께 일해요.”

신세대 탤런트 유하나(20)가 국내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기도 전에 중국어권에서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다.

유하나는 지난 2004년 영화 ‘나도야 간다’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딘 뒤 연기 활동을 준비하던 신예다. 올해 초 200대 1의 경쟁을 뚫고 오디션을 거쳐 대만 영화 ‘6호 출구’에 주인공으로 낙점된 뒤 대만 홍콩 등의 연예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대만의 최고 스타 주걸륜의 요청으로 그가 직접 연출하는 뮤직비디오의 주인공으로 발탁됐고, 홍콩 영화계의 거장 왕가위 감독이 제작하는 영화 ‘묘묘’의 주인공으로도 내정됐다. 유하나는 이 같은 활발한 해외 활동을 바탕으로 국내로 유턴하는 ‘역(逆)한류’를 추구하며 부쩍 성장하고 있다.

“국내 활동을 준비하다가 ‘6호 출구’ 오디션 제의를 받았어요. 대만 홍콩 등의 연기자들과 경쟁했죠. 1차 오디션에선 언어 문제 때문에 겨우 통과했어요. 한국의 명예가 달려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중국어로 된 대본을 통째로 외웠습니다. 그런 정성 덕분인지 당당히 오디션을 통과했습니다.”

유하나에게 ‘6호 출구’는 많은 새로운 기회를 안겨줬다. ‘6호 출구’는 대만 정부가 칸국제영화제, 도쿄국제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를 겨냥해 지원한 작품으로 대만 연예계의 관심이 쏠려 있었다. 유하나가 기대 이상의 호연을 펼치면서 러브콜이 이어졌고 주걸륜, 왕가위 등 거물들 또한 유하나에게 관심을 보였다.

유하나는 ‘6호 출구’ 촬영 기간 3개월 동안 혈혈단신으로 대만에 머무르며 현지 문화에 동화되려 노력했고, 그 점 또한 가점 요인이 됐다.

“한 작품만 마치고 국내 활동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계속 관심을 보이는 덕분에 좀더 눌러 앉아 있게 됐어요. 중국어 개인 교습까지 배우고 있죠. 음식도 입에 안 맞았는데 요즘은 개구리 고기 맛에 빠져 사는 등 현지인이 다 됐답니다.”

이제 막 20세에 접어들어 소녀티를 벗은 유하나가 객지에서 홀로서기에 성공한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유하나는 ‘바퀴벌레 습성’이라는 의외의 답변을 했다. 언제 어디에서도 살아날 수 있는 바퀴벌레 습성으로 객지 생활을 견뎌냈다는 당돌한 이야기다.

“대만에서 생활하면서 처음엔 너무 외로웠어요. 말도 안 통하고 음식도 입에 안 맞고 힘들었죠. 오죽하면 벽하고 대화를 나누기까지 했을까요. 벽이랑 대화가 될 때쯤 되니 외로움도 극복되더군요. 바퀴벌레가 징그럽긴 해도 생명력 하나는 최고잖아요. 바퀴벌레 습성이 제가 대만에서 견뎌낸 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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