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스터 굿바이' 영화 '비열한 거리' 강행군… 부족한 날 찾아주는 것 감사할 뿐
드라마속 꾸미지 않은 모습은 캐릭터 설정… 영화 출연분량 적지만 새 가능성 봤어요

이보영 화보
“몸이 예전 같지 않네요.”

배우 이보영이 자리에 털썩 앉으며 고충부터 털어놨다. 전날 밤부터 몸이 뻐근하더니 결국 아침 나절 한의원에서 누워있다가 인터뷰 장소에 왔다고 했다.

하늘하늘한 소재의 상의 안쪽 곳곳에서 부황을 뜬 흔적들이 살짝 드러났다. 목부분이 너무 뻐근해 집중치료를 받았다며 머리카락을 걷자 거무튀튀한 원형의 피뭉침이 선명했다. 이는 영화 ‘비열한 거리’와 KBS 2TV 드라마 ‘미스터 굿바이’로 쉬지 않고 달리고 있는 이보영의 살인적인 스케줄을 대변하고 있었다.

# 휴식은 사치에요.

이보영은 2004년 드라마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이후 2년여를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일일드라마 ‘어여쁜 당신’, 사극 ‘서동요’, 영화 ‘비열한 거리’, ‘미스터 굿바이’까지. 재충전이란 말은 갈 길 바쁜 이보영에게 사치 같이 여겨졌다. 이보영의 쉼없는 질주에 주위에서 ‘너무 자신을 혹사시키 게 아니냐’는 걱정의 소리를 많이 듣고 있다.

“사실 무리죠. 좋게 말하면 일복이 터진 것이고요. 왜 쉬고 싶은 생각이 없겠어요. 하지만 저를 찾는 분들께 ‘아니요’란 말을 건네기가 어렵더라고요. 제가 톱스타도 아닌데 찾아주는 것만도 영광이죠.”

이보영을 첫 주인공을 발탁한 ‘어여쁜 당신’이 그렇고, 사극의 대가 이병훈 감독의 ‘서동요’와 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가 그런 경우였다.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는 부족한 절 이끌어 줄 사람들이 있는가 없는가에요. ‘서동요’도 이병훈 감독님이 잘 끌어주실거라 믿어 선택했죠. 유하 감독님의 ‘비열한 거리’도 마찬가지였어요.”

# 살짝 소심해졌어요.

이보영은 요즘 입맛이 쓰다. 의욕적으로 욕심을 내 참여한 드라마 ‘미스터 굿바이’의 시청률이 전작들보다 부진해서다. 이보영은 조금 무리하면서까지 ‘미스터 굿바이’의 출연을 결정했다. 하지만 ‘주몽’과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 1년여동안 현모양처의 이미지로만 각인된 것 같아 답답했어요. 실제는 목소리도 크고 꾸미지 않는데 밖으로 보여지는 모습은 그렇지 않았어요. 그래서 무리를 두어서까지 ‘미스터 굿바이’에 출연한 것이죠.”

이보영은 시청률 뿐 아니라 자연스러운 극중 모습이 낯설다는 의견 때문에 두배로 속상하다. 시청자 게시판에 ‘명색이 여주인공인데 좀 꾸며라’, ‘매직 퍼머라도 해라’, ‘정리정돈 좀 해라’ 등 외양에 대한 조언이 올라오자 이보영은 의기소침해졌다.

“진한 화장을 한 얼굴만 보시다 이런 얼굴을 보시니 다들 어색하셨나봐요. 친한 탤런트 정경호씨는 방송을 본 후 ‘왠 자신감’이냐며 문자까지 보내왔어요. 자신이 있어 안 꾸민 게 아니라 캐릭터에 맞춘 설정이거든요. 저의 모습보다 드라마를 더 봐주셨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 영화배우의 가능성 보이나요

영화 ‘비열한 거리’의 현주로 영화배우로의 가능성을 맛봤다는 이보영은 상대배우 조인성에게 감사를 돌렸다. 조인성은 이보영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유일한 여자 출연자인 자신을 영화 속에서 잘 묻어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조)인성씨는 되게 장난꾸러기에요. 그 덕분에 분량이 적었던 제가 촬영장에서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줬죠. 저처럼 상대배우 복이 많은 사람도 드물걸요.”

이보영은 조폭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에서 분량은 많지 않지만 온기를 불어넣었다. 어렸을 적 친구에 대한 추억이 많다면 공감할 수 있는 친구이자 첫 사랑 역할을 소화했다.

“남자 영화여서 현주의 역할이 크지 않죠. 하지만 현주는 꽤 멋진 캐릭터에요. 조폭인 병두를 선택할 정도로 강단있는 여자죠. 영화의 큰 틀 안에서 현주를 찾아보면 제 모습도 보여요. 저를 찾아가는 과정의 일부가 된 것으로, 또 영화배우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이번 작품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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