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스코프] 5월 극장가 매주마다 화제작 맞붙어 골라보는 재미

‘월드컵 전에 끝장을 보자!’

5월 극장가는 어느 해보다 뜨겁다. 여름방학 시즌이 시작되는 6월부터 여름 성수기를 준비해오던 기존 극장가의 추세와 달리 5월부터 스크린의 대대적인 관객몰이가 시작될 전망이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5월 한달 내내 한국과 미국의 화제작들이 연이어 개봉을 준비 중이다.

실제로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6월 극장 관객수가 바로 전달인 5월에 비해 44% 감소한 터라 5월 극장가는 때 이른 흥행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이 같은 최근 분위기에 발맞춰 5월 극장가는 한국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맞대결이 매주마다 펼쳐질 예정이어서 최후의 승자가 누가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멜로 '국경의 남쪽' vs 액션 '미션 임파서블 3'

한미 블록버스터의 맞대결은 5월4일 차승원 주연의 영화 ‘국경의 남쪽’(감독 안판석ㆍ제작 싸이더FNH)와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3’이 문을 연다. ‘국경의 남쪽’은 남북한 분단의 현실을 배경으로 평양 시가지 재현 등을 통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대규모 연주회 장면, 북한의 휴일인 태양절 재현 장면 등 모두 총제작비 70억원 규모가 투입된 대작이다. 무엇보다 ‘국경의 남쪽’은 차승원의 애잔한 눈빛으로 대표되는 그의 본격 멜로 영화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워 승부수를 띄웠다.

‘미션 임파서블 3’는 전작인 ‘미션임파서블1,2’의 명성을 그대로 이어받아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제작비만 2,0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톰 크루즈가 IMF 특수비밀요원 ‘이단 헌트’로 출연해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현란한 액션과 폭발적인 볼거리로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 액션 '공필두' vs 스릴러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월 11일은 한국식 액션 영화와 할리우드 스릴러 영화의 맞대결로 압축된다. 이문식 주연의 영화 ‘공필두’(감독 공정식ㆍ제작 키다리필름)와 긴박한 줄거리가 압권인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이 그 주자들이다. ‘공필두’는 레슬링의 기술인 ‘빠떼루’ 하나로 경찰이 된 공필두가 비리 형사로 몰리면서 벌이는 3일간의 고군분투를 다룬 이야기다.

최근 연이어 영화 속에 얼굴을 드러내면서 주연급으로 도약한 이문식의 단독 주연작으로 기획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문식은 이 영화에서 직접 주제가를 부르는 등 어느 작품보다 열정을 쏟고 있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은 ‘죽음의 징후를 피할 수 없다’는 소재에서 출발한 ‘데스티네이션’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이미 미국과 프랑스에서 성공적인 흥행 성적을 거뒀다. 비행기, 고속도로에 이어 이번에는 놀이공원이 그 배경이다. 놀이공원에서 일어난 대형 롤러코스터 사고와 함께 시작되는 죽음과의 싸움을 소재로 일상의 공간과 사물이 목숨을 위협하는 기이한 공포를 체험하게 만든다.

# 드라마 '가족의 탄생' vs 미스터리 '다빈치 코드'

5월18일은 한미 화제작의 대결에서 최고의 흥행 분기점이 될 예정이다. 전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톰 행크스 주연의 ‘다빈치 코드’가 어떤 성적을 거둘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댄 브라운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종교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이 파리 아메리칸 대학 초청 강연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갔다가 루브르 박물관장의 죽음을 겪게 되고, 이 사건과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에 얽힌 2,000년간 숨겨진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기획 단계부터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지 않았고 막달라 마리아와 도망을 쳤다는 설정 때문에 종교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 이 영화는 최근 할리우드 영화로는 드물게 칸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반면 한국 영화 ‘가족의 탄생’(감독 김태용ㆍ제작 블루스톰)은 스크린 최고의 연기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꽉 짜여진 이야기 구조로 맞대결을 펼친다. 문소리, 고두심, 엄태웅, 공효진, 봉태규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나란히 출연해 한국 영화계의 자존심을 수호할 예정이다.

스무살 차이의 고두심과 엄태웅 커플 등 도저히 가족이라고 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의 이상야릇한 관계와 그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볼거리다.

# 휴먼 '호로비츠를 위하여' vs 액션 '엑스맨 3-최후의 전쟁'

마지막 주말인 25일은 또 다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속편이 한국 스크린 무대를 노린다. ‘엑스맨3-최후의 전쟁’은 한층 진화된 초능력을 가진 새 인류 엑스맨의 등장을 보여주며, 컴퓨터 그래픽으로 무장한 화려한 볼거리도 선사할 예정이다.

사비에 박사 진용의 엑스맨과 매그니토 박사의 대결구도를 펼쳤던 1편, 그리고 인류와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 신인류가 대결했던 2편에 이어 3편에서는 새로운 종족까지 가세해 3파전을 보인다.

엄정화 주연의 ‘호로비츠를 위하여’(감독 권형진ㆍ제작 싸이더스FNH)는 열등감을 갖고 있는 피아니스트와 천부적 재능을 타고났지만 천덕꾸러기처럼 살아가고 있는 천재 소년이 만나 피아노를 매개로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

엄정화는 최근 영화 ‘오로라공주’ 등을 통해 녹록치않은 연기력을 보여준 데 이어 이번 영화를 통해 아이를 가르치며 진정한 자아를 찾게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이다. 엄정화는 이 영화의 캐스팅에 앞서 피아노 특훈에 나서는 등 남다른 캐릭터 연구에 몰두해 관객들에게 색다른 모습을 선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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