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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7시간 자면 정말 많이 잔 거죠."

근심으로 가득해 보이는 얼굴은 혈색을 잃고 유난히 거무튀튀했다. '치악산 호랑이'라는 별명은 어디로 갔는지 기운 빠진 양 어깨는 축 쳐져 있었다.

올시즌 70%가 넘는 높은 승률. 시즌 개막 이래 단 한번도 단독 선두를 놓치지 않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원주 동부의 전창진(45) 감독이다. 올해로 감독 6년째인 그는 지난 5시즌 동안 정규리그 1위 2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2회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아왔다.

그러나 요즘 웬만해서 전 감독의 얼굴에서 미소를 보기가 어렵다. 전 감독은 6일 전자랜드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기면 다음 경기 준비하느라, 지면 패배 원인 분석하느라 통 잠을 못자요"라고 호소했다. 프로 감독생활을 시작하고 6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거의 없다니, 감독의 고충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모두 캐나다로 보내고 혼자 구단 숙소에서 지내는 '기러기 아빠' 전 감독. 그는 얼마 전에는 자신을 든든하게 보좌하던 정한신 전력분석코치까지 오리온스 코치로 떠나 보냈다.

전 감독은 6일 경기 후에도 숙소에서 혼자 경기 비디오를 보며 다음 경기에 대비한 노트를 작성했다. 화려한 모습 뒤에 외로움이 절절한 '치악산 호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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