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대장정의 힘찬 총성이 울렸다. 개막 2연전은 전체 144경기의 1.4%에 불과하고 선수들의 컨디션은 80~90%에 그쳐 시즌 전망을 정확히 할순 없지만 전체 그림은 그려볼 수 있다.
먼저 2연승을 거둔 SK와 LG. SK는 힘과 스피드를 앞세워 7-4, 6-3으로 KT를 연속 3점으로 눌렀으나 강팀의 면모는 ‘아직’이다. 약팀 KT와의 경기라면 초반부터 압도해야 하는데 이틀 연속 역전승을 거둔 건 겉은 튼튼하지만 속은 물렁한 셈. 가공할 홈런포는 올해도 상대팀의 견제 1호다.
LG는 개막전에서 ‘최고의 좌완’ 양현종을 무너뜨린 데 이어 2차전에서는 9-3의 대승을 거뒀다. 지난해와는 달라진 강한 모습이지만 역시 상대는 약해진 기아여서 진정한 모습은 이번주 SK, 롯데와의 6연전에서 나타나지 않을까.
롯데와 1승 1패로 장군멍군을 한 키움은 조상우(투수)와 박동원(포수)의 가세로 상위권으로 꼽힌다. 2차전서 선발 5와 3분의 2이닝 4실점한 키요시의 한국무대 적응이 관건.
중위권으로 평가받는 롯데는 탄탄한 공격력이 여전한 트레이드 마크이나 2루수 아수아헤가 걸림돌. 지난해 번즈에 이어 왜 ‘고만고만한 2루수’를 용병으로 데려왔는지 의문부호다.
2강으로 전문가의 평점을 받은 두산은 ‘공격형 포수’ 양의지의 전력 이탈이 너무 크다. 2차전 1-11의 스코어가 말해주듯 중간계투진이 허약한게 상위권 도약의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을 듯. 최고 수비의 팀이 2차전서 실수를 연발한 건 코치진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었다.
한화는 이용규가 ‘항명’으로 팀을 뒤흔든 게 무척 아쉽다. 이용규가 2번 혹은 9번에 자리잡았으면 느긋하게 2연승을 챙길 수 있었다. 한용덕 감독은 1차전에서 송광민을 ‘강한 2번’에 기용했다가 2차전에서는 본래 자리인 3번으로 배치하는 등 타순 재조정의 혼란을 겪었다. 이번주부터 재조정된 타순이 안정을 찾으면 5강 이상의 희망이 보인다. 2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1안타)한 채드벨이 강점.
NC는 ‘창원NC파크’ 개장 기념 경기를 7-0 완승으로 장식한 게 무엇보다 플러스 요인이다. 2차전 3-4 패배의 아쉬움이 말해주듯, 이동욱 감독을 비롯한 ‘신인 코칭스태프’의 경기 운영 미숙이 중위팀 약진의 덜미를 잡을수도. ‘원투펀치’ 버틀러와 루친스키는 대박감이다. ‘양의지 효과’는 시즌내내 발할 듯.
삼성은 1차전 완패를 2차전서 4-3 역전승으로 만회한 게 다행. ‘명유격수 기대주’인 이학주와 ‘중장거리포’ 김동엽이 가세한 게 장점. 그러나, 김한수 감독이 지나치게 번트와 히트앤드런 사인을 내 공격의 흐름을 끊은 게 얼룩. 지난해 최고시속 133km에 불과하던 우규민이 141km짜리 ‘뱀 직구’를 갖춰 소방수로 재탄생한 건 팀의 새로운 자산이다.
2연패를 당한 기아와 KT는 올해 하위권이 점쳐진다. 기아는 마운드의 기둥인 윤석민과 김세현이 부상으로 빠졌고, ‘새 용병’ 터너가 2차전서 5이닝 8실점한게 큰 걱정거리. 이틀간 겨우 3점을 뽑은 방망이도 낙제점.
KT는 1차전에서 쿠에바스가 5와 3분의2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는데, 2015년 창단후 해마다 비용 절감을 이유로 ‘에이스급 용병’을 영입하지 못하는 게 팀의 아킬레스건. 2연속 역전패가 말해주듯 약한 불펜진도 하위권 탈출의 걸림돌.
어찌됐든, 개막 2연전의 희비와 상관없이 전력을 추스르고 팀마다 본격적인 승수쌓기에 돌입하는 26일부터의 페넌트레이스가 짜장 볼만하게 됐다. 스포츠한국 객원기자/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