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창원=박대웅 기자] 1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두 투수의 어깨에서 개막전 승부가 갈렸다. NC 버틀러가 삼성 맥과이어에 판정승을 거두면서 창원NC파크 시대의 화려한 출발을 알렸다.

NC는 지난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2019시즌 KBO리그 개막전에서 7-0으로 완승을 거뒀다.

NC는 1회부터 베탄코트와 양의지의 백투백 홈런으로 단숨에 4점을 뽑아낸 뒤 2회에는 노진혁의 투런포까지 터지는 등 창원NC파크 개막 경기의 축포를 선수단 스스로가 쏘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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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감독 데뷔전 승리를 품에 안은 이동욱 감독은 경기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MVP로 이들이 아닌 버틀러의 이름을 언급했다.

선발투수를 책임진 버틀러는 이날 7.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3피안타 2볼넷 밖에 내주지 않았으며 탈삼진 3개를 곁들이는 등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최고 시속 151km의 빠른 투심(32구)을 비롯해 속구(22구), 커터(18구), 체인지업(12구), 커브(11구) 등 다양한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했으며, 양의지의 영리한 리드까지 더해지면서 그 위력이 증가했다.

또한 1회와 4회에는 선두타자에게 출루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다음 타자들을 병살타로 돌려세웠고, 3회에는 김성욱이 이학주의 큼지막한 타구를 슈퍼캐치로 잡아내는 등 수비 도움도 깔끔했다.

이닝 이터의 능력까지 한껏 뽐낸 버틀러는 결국 8회 1사 후 NC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김진성에게 공을 넘겼고, 불펜진이 최종 리드를 지켜내면서 창원NC파크 역사상 첫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 버틀러는 “경기 초반에는 제구가 안 좋았는데 양의지의 좋은 리드, 김성욱의 호수비, 지석훈, 노진혁의 좋은 플레이 등으로 힘을 냈다”고 운을 뗀 뒤 “속구를 노리는 상대 타자에게는 변화구를 던지면서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었다”고 호투의 비결을 밝혔다.

그는 이어 “결정구는 특별히 뽑기보다는 백도어 커터와 커브를 그나마 꼽을 수 있고, 중후반부터는 속구와 체인지업 위주로 승부를 펼쳤다”며 안정적인 리드를 선보인 양의지에게 재차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버틀러는 “마운드를 내려왔을 때 팬들께서 환호를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며 “개막전이고 매진 경기 때 팀에 의미있는 승리를 안길 수 있어서 기뻤다. 관중들의 함성과 신나는 분위기에 많이 놀랐는데 힘을 얻어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NC 팬들 앞에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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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틀러가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NC 에이스임을 입증했다면 삼성 맥과이어는 최악의 출발로 고개를 숙였다.

맥과이어는 이날 3.2이닝 동안 8피안타(3피홈런)를 두들겨 맞았으며, 5볼넷을 기록하는 등 제구 역시 흔들렸다. 탈삼진 3개를 솎아냈을 뿐 7실점을 떠안으며 패전투수라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여러 전문가들이 맥과이어-헤일리로 구성된 삼성 외국인 선발진에 후한 점수를 매겼고 실제 맥과이어도 지난 16일 LG와의 시범경기 당시 5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통해 기대감을 높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NC와의 개막전에서는 시속 140km 중후반대 속구들이 3번이나 외야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4회에는 잔뜩 위축된 모습으로 앞선 타석 때 홈런을 내줬던 타자 3명을 포함, 4연속 볼넷을 기록하며 자멸했다. 201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1라운드 전체 11순위로 지명됐던 특급 유망주 출신이지만 개막전에서는 아쉬움만 가득 남긴 채 다음 등판을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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