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야구 시즌이 왔다. 12일 시범경기 개막에 이어 23일 드디어 시즌이 오픈된다. 겨우내 손꼽아 기다리던 팬들은 짜장 살맛이 난다.

하지만 삼성 라이온즈 팬들은 올해도 삼성의 5강이 힘들까, 걱정이 앞선다. 지난해 신인으로 선발 한축을 담당했던 양창섭(20)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기 때문이다.

양창섭은 지난달 25일 오키나와 캠프에서 실전 등판중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호소, 정밀 진단결과 수술이 결정됐다.

양창섭은 12일 팔꿈치 내측 인대 수술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게 되며 재활기간을 포함, 올 한해는 전력에서 제외된다.

삼성 양창섭. 스포츠코리아 제공

양창섭은 지난해 50% 팔꿈치 손상을 안고 입단했다. 구단은 수술 부담을 알면서도 앞날을 내다보고 양창섭과 계약했다.

양창섭뿐 아니라 각팀마다 투수든 타자든 ‘예비 수술군’은 몇명 있다. 각팀 코치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신인중 절반은 고교때 이미 수술을 받았거나 프로 입단후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있다고.

팔꿈치 손상의 원인은 여럿 있지만, 날씨가 다소 쌀쌀한 2월에 무리하게 투구훈련을 한 탓이 가장 크다. 경비가 많이 드는 관계로 해외전지훈련을 가지 못하는 고교팀들은 2월중 남쪽 지방에서 임시 대회를 갖는다. 말이 임시 대회지 투수들은 거의 베스트로 던지고 타자들은 힘껏 타격을 한다.

정형외과 의사들은 영상 7도 이하의 차가운 날씨에서 공을 던지거나 타격을 하면 팔에 가해지는 충격으로 뼈와 관절을 다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2월중 남쪽 지방의 낮 최고 기온은 15도까지 올라가지만 오전 9~10시나 오후 3시이후에 경기를 갖는 팀들은 7도 이하에서 실전을 치를 수밖에 없다. 부상에 완전히 노출되는 것.

유망주들이 일찍 다치거나 수술을 받는다면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것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KBSA 김응용회장은 아마와 프로를 통털어 최고의 지도자로 꼽히고 있고, KBO 정운찬 총재는 ‘야구예찬론’을 펴낸 야구광 출신이다.

야구를 속속들이 알고 있음에도 유망주들이 부상 위험에 처한 현실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는 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아마-프로가 손잡은 한국야구미래협의회에서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야 할 이유다. 스포츠한국 객원기자/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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