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성적이 크게 오른 팀은 평균 연봉이 떨어졌고, 성적이 추락한 팀은 평균 연봉이 올랐다. 어떻게 된 일일까.

KBO는 지난 18일 10개 구단 소속 선수 등록 현황 및 선수 연봉 자료를 발표했다.

구단별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SK가 평균 1억5472만원에서 1억8142만원으로 17.3%의 높은 인상률을 나타냈다.

반대로 2017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2018시즌 5위까지 내려앉은 KIA가 -11.4%, 8위로 밀려난 LG가 -14.8%로 칼바람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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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SK보다 더 높은 인상률을 기록한 팀도 있고, KIA·LG보다 더욱 큰 폭으로 평균 연봉이 떨어진 구단도 있다. 전자는 NC, 후자는 한화다.

지난해 성적을 떠올리면 의아함을 느낄 만한 결과다. 한화는 2018시즌 마침내 암흑기에서 탈출하며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꿈을 이루는 기쁨을 만끽했다.

반면 NC는 2013년 이후 5년 만에 가을 잔치 초대권을 받지 못했고, 창단 후 처음 최하위로 떨어지는 굴욕을 겪었다.

하지만 NC는 무려 55.2%(1억678만원→1억6576만원)의 압도적인 평균 연봉 인상률을 기록했으며, 한화는 -18%(1억6674만원→1억3688만원)로 10개 구단 중 가장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렸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가장 큰 이유는 팀 성적보다 몸값이 높은 일부 선수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NC는 이번 FA 시장에서 최대어 양의지와 4년 125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양의지의 2019시즌 연봉은 20억원으로 지난해 NC 선수 1인 평균 연봉의 약 20배 규모다.

양의지를 제외시킨 채 NC의 평균 연봉을 계산할 경우 수치가 1억2407만원까지 내려간다. 양의지 한 명의 가세만으로 팀 평균 연봉이 약 4000만원이나 뛴 셈이다.

그러나 양의지 영입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NC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팀 성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대비 상승한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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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투수들의 경우 상당수가 연봉이 깎였지만 팀 내 3번째로 연봉이 높은 나성범(4억3000만원→5억5000만원), 5번째로 높은 박민우(3억2000만원→3억8000만원), 이재학(1억9000만원→2억4500만원) 등 간판 선수들의 인상폭이 컸다.

FA 자격을 얻었던 모창민이 3년 총액 20억원의 대우를 받으며 연봉이 1억85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인상된 것도 평균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 밖에 노진혁은 팀 내 최고 인상률 132.6%(4300만원→1억원)을 기록했고, 구창모(9000만원→1억2500만원)도 노진혁과 함께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했다. 연봉이 내려간 선수보다 오른 선수가 약 3배 이상 많았다.

NC는 지난 몇 년 동안 줄곧 상위권에 오른 것에 비해 선수들에게 확실한 대우를 안겼다고 보기는 어려운 팀이다.

2016년 창단 첫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2017년 평균 연봉은 4.1% 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또한 2018년에는 4위로 가을 무대를 또다시 밟았음에도 -15.6%로 10개 구단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겪었다. 당시 구단이 제시한 금액에 분통을 터뜨린 선수도 있었다.

올해는 구단이 선수들의 고과를 평가하는 기준에 다소 변화를 주면서 처참한 팀 성적만큼이나 심각한 칼바람이 불지는 않았다. 여전히 섭섭함을 느낀 선수들도 있지만 이제 다음 시즌 확실한 반등을 통해 본인의 가치를 다시 높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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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고연봉 선수들을 떠나보내거나 베테랑들의 몸값을 크게 낮추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도 평균 연봉이 큰 폭으로 내려간 팀이다.

먼저 2018시즌 연봉 5억원의 배영수, 4억5000만원의 권혁이 나란히 두산으로 팀을 옮겼다. 또한 송은범이 눈부신 반등을 보여주긴 했으나 4억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몸값이 내려갔고, 김태균(14억원→10억원)과 정우람(12억원→8억원)도 계약서에 따라 연봉이 줄어든 케이스다.

결국 연봉 상위 27위 기준의 평균 연봉이 무려 -23.9%(2억9519만원→2억2452만원)나 하락하면서 팀 전체 평균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전체적 규모는 감소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연봉이 오른 선수들이 훨씬 더 많다.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이성열이 28% 증가한 3억2000만원에 도장을 찍었고, 박상원(3100만원→9000만원), 이태양(7300만원→1억5000만원), 하주석(1억2000만원→1억8000만원), 지성준(2800만원→5700만원), 정은원(2700만원→5500만원), 최재훈(8000만원→1억2500만원)도 저마다 따뜻한 겨울을 보냈다.

한화는 과거 처참했던 성적에 비해 선수들에게 제법 좋은 대우를 안겼던 팀이다. 최하위에 그쳐있던 시기에도 사기 진작을 위해 책임을 묻기보다 평균 연봉을 오히려 인상시킨 적도 있다. 여기에 한 때 FA 영입에도 과감히 뛰어들면서 2016, 2017년에는 평균 연봉 1위에 올랐다.

그러나 한화는 김성근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후 박종훈 단장을 중심으로 구단 기조를 새롭게 정립시켰고, 온정주의에서 벗어나 냉정한 시선을 가져가며 선수단의 몸값을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2018시즌 이뤄낸 성과가 구단의 이러한 움직임에 더욱 큰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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