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대웅 기자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문우람이 승부조작에 결코 가담하지 않았음을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오랜 기간 감추고 있던 과거의 아픈 상처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소속팀 넥센 선배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다.

문우람은 1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본인은 승부조작 브로커가 아님을 주장하는 국민호소문을 발표했다.

2015년 5월 브로커 조 씨, 이태양과 승부조작을 공모한 혐의를 받아온 문우람은 결국 이에 대한 유죄가 인정된 상태다.

지난해 4월 1심에서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으로부터 벌금 1000만원 및 시계 몰수, 175만원 추징 판결을 받았고, 올해 6월 광주지방법원도 문우람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마저 심리불속행으로 사건을 종료시켰으며, KBO는 문우람에 대해 영구실격 처분을 했다.

문우람은 이날 본인이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음을 거듭 주장했으며, 함께 참석한 이태양 역시 사건 당시 일련의 과정, 허위 진술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단지 승부조작과 관련된 이야기만 나온 것은 아니다. 이날 문우람은 브로커 조 씨와의 친분이 깊어지게 된 계기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2015년 5월 생각지도 못한 힘든 시간이 있었다는 고백을 했다. 팀 선배에게 야구배트로 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다.

사실 문우람은 지난 10월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 당시에도 폭행과 관련된 언급을 남겼지만 이후 고심 끝에 보도를 하지 말아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문우람은 “2015년 폭행을 당했을 때 넥센 구단에서는 내가 감기에 걸렸다는 기사로 진실을 감추려고 했다. 나 역시 구단을 위해 참았는데 사람들은 또 내가 승부조작을 한 것이 들통나 맞았다고 하더라”며 잘못된 소문이 떠도는 것에 대해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당시 선배가 머리를 자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때렸다. 염색을 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내게 삭발을 하고 오라고 했다. 하지만 나로서는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결국 삭발을 하지 않았다며 야구방망이로 머리를 수차례 때렸고, 결국 뇌진탕 증세로 야구를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사이 브로커 조 씨가 친근하게 접근했고, 결국 큰 위로를 받으며 마음을 열게 됐다는 것이 문우람의 설명이다. 기분 전환을 위해 쇼핑을 함께 했고, 이 때 받은 선물 때문에 결국 본인 역시 브로커로 몰리게 됐음을 안타까워했다.

문우람 스스로는 폭행 사건 당시 구단을 위해서 침묵했지만 넥센은 승부조작 사건으로 문우람이 힘들어하는 동안 그 어떤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다. 문우람 역시 이같은 점에 큰 서운함을 느끼고 있었다. 내부 고발자가 되고 싶지 않아 그동안 참아왔지만 결국 이날 폭행을 당한 사실을 취재진에게 공개적으로 밝혔으며, 응급실 진료 기록부를 첨부하기도 했다.

한편 넥센 고형욱 단장은 스포츠한국과의 통화에서 “2015년에는 스카우트 팀장으로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그러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면서 “당시 일했던 직원들이 많이 바뀐 상태인데 곧바로 사건 내막에 대해 확인해보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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