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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호잉이 2019시즌에도 한화 돌풍의 중심에 설 수 있을까.

한화는 21일 “외국인 타자 호잉과 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옵션 30만 달러 등 총액 140만 달러(약 15억8000만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사실 일찌감치 호잉의 재계약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기존 외국인 투수 샘슨, 헤일과의 재계약을 모두 포기하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2명(서폴드, 벨)을 영입한 것도 사실은 의외의 선택이긴 했지만 호잉이 빠진 한화 타선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만큼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팬들이 붙여준 ‘호잉 이글스’라는 표현이 그의 영향력을 제대로 설명해줬다.

호잉은 올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리 30홈런 110타점 85득점 출루율 3할6푼9리 장타율 5할7푼3리 23도루의 성적을 남겼다. 30홈런-100타점은 KBO 역대 72번째이자 한화 외국인 타자 중에서는 로마이어-데이비스-로사리오의 뒤를 잇는 4번째 기록이었다.

또한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 역시 한화 소속으로는 2008년 클락(22홈런 25도루) 이후 10년 만에 나온 기록이었으며, 단일 시즌 역대 최다인 47개의 2루타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한 베이스를 더 내달리는 과감한 판단과 빠른 발, 반대로 상대의 한 베이스 추가 진루를 저지해내는 외야수로서의 강한 어깨 등을 2018시즌 동안 보여줬다.

한용덕 감독 역시 호잉의 단순 기록적인 측면 뿐 아니라 중요한 순간마다 높은 영양가를 보여주는 점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리곤 했다. “여권이라도 빼앗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는 말을 꺼낼 만큼 호잉에 대한 신뢰가 컸다.

호잉은 인성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늘 팀을 위해 헌신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동료들과도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훌륭한 팬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한화 선수단과 팬들에게는 복덩이나 다름없었다.

다만 호잉의 재계약을 우려하는 시선도 일부는 존재한다. 강렬했던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페이스가 하락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호잉은 전반기 87경기에서 타율 3할2푼1리 21홈런 75타점으로 활약했지만 후반기 55경기에서는 타율 2할8푼2리 9홈런 35타점에 만족했다. 후반기 경기수가 적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타석당 홈런, 타점 및 각종 비율 기록에서도 페이스가 꺾였다.

구간을 조금 더 여러 번으로 나눠서 살펴보면 호잉의 하락세를 더욱 실감할 수 있다. 3+4월을 시작으로 5+6월, 7+8월, 9월 이후의 타율이 순서대로 3할5푼3리→ 3할1푼6리→3할1푼6리→2할3푼9리였고, 장타율도 7할6리→6할1푼7리→5할4푼7리→4할1푼으로 꾸준히 내리막을 걸었다.

무더운 여름 어지럼증을 호소할 만큼 체력적으로 버거워하기도 했고, 타 구단 역시 점차 호잉을 분석해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타자들의 뒷받침이 줄어든 이후 호잉에 대한 견제가 점점 더 심해지면서 고립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한화는 2008시즌에도 클락이 전반기 101경기 타율 2할7푼1리 18홈런 62타점 86득점 23도루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다가 후반기 24경기 타율 1할4푼7리 4홈런 17타점 10득점에 그친 바 있다. 결국 한화는 이듬해 클락과의 재계약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물론 클락은 2009시즌 히어로즈로 팀을 옮긴 뒤 타율 2할9푼 24홈런 90타점 85득점 23도루를 기록하는 등 변함없이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2010년까지 통산 3시즌을 채우는데 성공했다. 호잉 역시 2년 차에 체력적인 부분을 좀 더 보완한다면 2019시즌에는 후반기까지 꾸준한 활약을 이어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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