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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KIA 임창용의 1000경기 출전은 얼마나 의미가 있는 기록일까.

임창용은 지난 1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한·미·일 프로통산 1000경기 등판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 1995년 데뷔한 이후 KBO리그에서 756경기, 일본 프로야구 238경기, 메이저리그 6경기를 출전하며 이같은 대기록을 남겼다.

KBO리그 출전 기록만으로도 투수 역대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과 메이저리그 경기까지 포함할 경우 1000경기를 넘어선 국내 투수는 임창용이 유일하다. KBO리그에서는 류택현(901경기)이 전체 1위에 올라 있으며, 메이저리그에서도 1000경기는 단 16명의 투수만 도달한 기록이다.

단지 오래 뛴 것이 전부는 아니다. 임창용은 KBO리그 통산 129승85패 258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을 기록 중이며, 다승 공동 7위 및 세이브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통산 11승13패 128세이브 평균자책점 2.09의 빼어난 성적을 남기는 등 전성기를 오랜 기간 유지했다는 점이 더욱 대단하게 평가받는 부분이다.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상대편으로 만난 한화 한용덕 감독 역시 임창용의 자기 관리 및 승부사 기질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감독은 임창용이 지난 등판에서 1000경기를 채운 사실을 전해들은 뒤 깜짝 놀라는 반응을 보인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 감독은 “아직까지도 씩씩하게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역 시절 선수 대 선수로 만났던 임창용에 대해 추억했다. 1988시즌에 데뷔해 2004시즌까지 선수 생활을 했던 한용덕 감독은 비록 임창용과 전성기가 겹치지는 않았지만 10년 동안 현역으로서 뜨거운 승부를 펼친 경험이 있다.

한 감독은 “솔직히 말하자면 상대팀 입장에서 봤을 때 지나칠 정도로 승부욕이 강해 가끔은 얄미운 점도 있는 투수였다”고 임창용의 과거 모습을 떠올린 뒤 “하지만 그런 성향이 있었기 때문에 이 순간까지도 계속 공을 던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며 단순히 자기 관리 뿐 아니라 만족을 모르는 승부욕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특히 한 감독은 “우리 팀 투수들도 임창용처럼 몸쪽 승부를 깡다구 있게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답답할 때가 많다”며 미소를 지은 뒤 “그런 부분은 분명 배워야 할 점이다”고 언급했다.

김기태 감독 역시 임창용의 모습을 후배들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대단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관리를 잘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싶다”며 대기록을 다시 한 번 축하한 뒤 “한 시즌에 50경기씩 뛸 경우 무려 20년이 걸리는 기록이다”는 말로 1000경기 출전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설명했다.

김기태 감독은 임창용이 올해 7월말부터 선발로 변신해 제 몫을 다해주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전한 뒤 “남은 경기 역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두 감독의 동반 칭찬을 받고 마운드에 선 임창용은 4.1이닝 4실점에 그치며 9월의 상승세를 연결시키진 못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 투구 분석표에 직구 최고 시속 150km를 당당히 새겨놓는 등 변함없는 노익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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