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불펜 활약과 타선 침묵의 양극화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한화의 고민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한화는 123경기를 소화한 현재 67승56패로 3위에 올라있다. 6위 삼성과 9.5경기 차까지 벌어져 있기 때문에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확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한화는 헤일 영입을 통해 가을 야구 그 이상의 성과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서는 상대 전적에서 4승9패로 크게 밀리는 SK보다 더 높은 순위에 오르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하지만 현재 2.5경기로 승차가 벌어져 있을 뿐 아니라 SK가 4연승을 질주 중이기 때문에 2위 탈환마저도 쉬운 목표는 아니다. 13일 SK와의 맞대결에서 1-2로 패한 것이 한화에게는 큰 타격이었다.

전날 승부는 한화의 올시즌 희망과 문제점이 모두 함축된 승부였다고 볼 수 있다. 전자는 탄탄한 불펜, 후자는 빈약한 타선을 의미하는 말이다.

올시즌 한화는 불펜의 힘을 통해 상위권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팀 불펜 평균자책점 4.09로 2위 삼성(4.60)과도 제법 격차가 큰 1위를 유지 중이고, 역전패(24회) 최소 2위를 기록하고 있다.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의 승률은 무려 9할2푼5리(49승4패)다.

특히 5월까지는 불펜 평균자책점 3.23으로 더욱 강력한 모습이 나왔으며 7월까지도 3점대 평균자책점이 이어졌다. 8월 들어 불펜 투수들에게 위기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컨디션을 끌어올리면서 위력적인 모습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최근 5경기에서 한화 불펜은 23.2이닝 동안 단 2자책점 밖에 내주지 않았다. 샘슨, 헤일 원투 펀치를 포함해 이 기간 5명의 선발 중 누구도 6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중간-마무리 투수들이 그 뒤를 언제나 든든히 책임졌다. 최근 3경기에서는 15.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한화는 최근 5경기에서 2승3패로 5할 승률에 도달하지 못했다. 선발진에도 분명 문제점이 있지만 그보다 타선의 침묵이 더욱 심각하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휴식기를 마치고 첫 4경기까지는 팀 타율 3할5푼의 맹타를 휘두르면서 타선 부활의 희망을 밝히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5경기에서 팀 타율이 2할6리(10위)로 뚝 떨어졌다. 출루율마저 2할6푼7리로 리그에서 유일한 2할대다.

최재훈이 타율 5할4푼5리의 맹타를 휘둘렀을 뿐 대부분의 타자들이 1할대에서 2할 초반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호잉, 정근우가 나란히 타율 1할8푼2리로 페이스가 좋지 않으며, 이성열(0.190), 김태균(0.222) 등 중심타자들이 제 몫을 다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홈런 8방이 터졌고, 득점권에서는 3할4푼6리로 집중력을 발휘한 덕에 평균 4득점 이상을 뽑아내긴 했다. 하지만 7월까지 무려 32번의 역전승을 따냈던 뒷심은 찾아보기 어렵다. 결국 선발진이 기선을 제압당하고 타선이 따라잡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되면 불펜의 완벽한 활약도 빛을 볼 수 없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