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가 15년 만에 대통령기 정상에 올랐다. 에이스 이상동은 2003년 김기식의 역투를 재현하며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는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대학야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영남대가 15년 만에 대통령기 정상에 등극하는 기쁨을 누렸다.

영남대는 30일 순천 팔마야구장에서 열린 제52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결승에서 동국대를 4-3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영남대는 2003년 제37회 대회 이후 무려 15년 만에 대통령기 우승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뤄냈다.

대통령기 첫 우승 당시 영남대는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김기식(4승 평균자책점 0.67)을 비롯해 현재 롯데에서 활약 중인 손승락(1승 평균자책점 0.75) 원투 펀치를 앞세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최근 몇 년 동안에도 영남대는 강팀의 자리를 굳게 지켜온 팀이다. 2015년 전국체육대회 일반부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 대학야구 권역별 리그 C조 1위, 전국체육대회 3위에 오르는 성과를 남겼다. 올해도 U-리그 전반기 A조에서 6승1패(승점 12점)를 기록해 인하대(5승1무1패)를 밀어내고 1위에 우뚝 섰다.

그러나 대통령기와는 그동안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2003년 첫 우승 이전에도 1996년 30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최대 성과였을 뿐 15년 동안 결승 무대조차 밟아보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16강전에서 연세대에 7-10으로 패하며 짙은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19일 강릉영동대와의 1회전에서 7-3으로 승리하며 순조롭게 첫 발을 내디뎠고, 22일 건국대와의 16강에서는 10-2, 7회 콜드승으로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성균관대와의 8강전은 최대 고비 중 하나였다. 성균관대가 지난달 열린 73회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올해 가장 뜨거운 행보를 이어온 팀이었기 때문이다.

비가 쏟아지면서 총 106분 동안 경기가 우천 중단 되는 등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영남대는 성균관대마저 6-3으로 꺾고 거침없이 4강행 티켓까지 손에 넣었다.

이어 준결승에서는 에이스 이상동에게 휴식을 주는 결정을 내렸지만 타선의 폭발력을 앞세워 경성대마저 10-6으로 완파했고, 결국 동국대와의 결승에서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1점 차의 짜릿한 승리로 최종 우승을 확정지었다.

15년 전 김기식의 활약이 눈부셨다면 올해는 이상동이 그에 못지 않은 존재감을 뽐냈다. 8강까지 11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온 그는 결승에서도 5.2이닝 3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등 이번 대회 도합 3승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 최우수선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또한 이상민 역시 준결승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남겼을 뿐 이번 대회 팀 내 가장 많은 23이닝을 소화하면서 2승 평균자책점 3.91로 우수투수상을 수상했다.

타선의 뒷받침도 빼놓을 수 없는 우승 요인이었다. 강성재는 타율 5할6푼3리(2위) 2타점 7득점을 기록해 테이블 세터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냈고, 박정민은 10타점 및 5도루를 기록해 타점 및 도루상을 쓸어 담았다.

또한 4번 김민석도 결승에서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는 활약으로 수훈상을 받는 등 모두의 활약으로 이뤄낸 값진 우승이었다.

◇제52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30일·순천 팔마야구장)

영남대(우승) 4-3 동국대(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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