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대웅 기자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당연한 승리라는 것은 없다. 약체로 평가받는 팀들에게도 방심은 금물이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6일 대만과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 야구 출전국 가운데 유일하게 프로 선수들로만 엔트리를 꾸렸다. 일본이 전원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대회에 임하고, 대만 역시 일부 프로 선수가 있지만 2014년 인천 대회와 달리 최정예를 내세우지 않는 것과 분명 차이가 있는 행보다.

최정예를 구성해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선 감독의 각오가 있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절대 방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순 있다.

실제 선 감독도 대표팀 첫 소집일 기자회견에서 “2가 8을 이길 수 있는 종목이 야구다”며 대만과 일본을 바짝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9일 역시 대만, 일본의 전력에 대해 좀 더 면밀히 전해들은 뒤 방심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물론 객관적인 전력상 대만, 일본을 제외하면 크게 걸림돌이 될 팀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종열 전력분석팀장이 언급한대로 굳이 한 팀을 더 추가한다면 중국 정도가 다크호스다.

하지만 그 외의 팀들을 상대했을 때에도 여유를 부려서는 곤란하다. 단기전에서는 늘 이변이 일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력이 제대로 노출되지 않은 팀들이 당혹감을 주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축구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바레인과의 첫 경기에서 전반에만 5골을 터뜨리는 등 6-0으로 완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피파랭킹 171위로 한국(57위) 114계단이나 낮은 말레이시아에게 1-2로 덜미를 잡혔다.

무엇보다 방심이 가장 큰 패인이었다. 첫 경기가 잘 풀리면서 김학범 감독은 절반이 넘는 선수를 바꿨다. 와일드카드 조현우를 벤치에 앉히고 송범근에게 골키퍼를 맡기는 등 체력 안배 및 승리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 내지는 자만이 깔려 있었다.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다급해진 한국은 후반 들어 손흥민까지 투입시켰지만 결국 패배를 면하지 못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20일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 역시 승리를 따내기는 했지만 1-0이라는 결과가 결코 만족스러울 순 없었다.

물론 이번에는 전술 변화를 가져가는 한편 와일드카드를 총출동 시키는 등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인 것을 부정할 순 없으나 정예 멤버를 투입하고도 약체로 꼽힌 팀의 골문을 열기는 쉽지 않았다.

종목의 특성상 야구는 이러한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높은 편이다. 실제 올시즌 KBO리그 최하위 팀의 승률도 4할을 넘으며, 독주 체제를 굳힌 선두 두산조차 3경기마다 평균 1경기는 패했다.

특히 선발 투수의 당일 컨디션에 의해 승패가 좌우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상대팀 투수가 소위 ‘긁히는 날’일 경우에는 경기가 말리기 쉽다.

대만, 일본 외에도 27일 맞붙는 인도네시아, 28일 상대할 홍콩전 역시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앞선다고 하더라도 정신 무장을 단단히 가져갈 필요가 있다. 선발의 경우 주요 경기에 더욱 신뢰할 수 있는 투수를 배치할 수밖에 없지만 그 외에는 확실히 점수 차를 벌리기 전까지 승리를 위한 최선의 준비를 갖춰놓을 필요가 있다.

선동열 감독은 “야수들의 경우 확실한 선발 라인업을 정해놓는다기보다는 경기 당일 컨디션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기 때문에 지금 당장 어떻게 하겠다고 결정하기는 이르다”고 언급하면서도 인도네시아, 홍콩전 역시 정보가 많지 않은 팀이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답사를 통해 인도네시아-홍콩의 연습 경기를 지켜본 결과 인도네시아는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홍콩의 경우 최대 한국 대학 야구 수준의 기량을 보인 선수들도 종종 있었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라는 입장.

또한 선발 투수들이 최소 5회, 길게는 6이닝 이상을 책임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도 단기전인 만큼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빠르게 변화를 가져가는 방법도 고려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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