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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KIA 임창용이 약 11년 만에 선발투수로 마운드를 밟았다. 무난한 피칭을 선보였지만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임창용은 20일 광주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4.1이닝 2실점을 기록한 뒤 역할을 마쳤다.

지난 19일 김기태 감독은 임창용의 선발 기용을 예고하면서 “일단 선수 본인이 하고 싶어했다.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하니 한 번 지켜볼 생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팻딘의 불펜 전환으로 선발 빈 자리를 놓고 고민한 결과 임창용의 노련미를 믿어보기로 결정했다.

임창용의 선발 등판은 지난 2007년 9월30일 대구 현대전 이후 3946일 만의 일이었다. 특히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선발로 오른 것은 1996년 5월31일 광주 LG전 이후 무려 8085일 만의 일이기도 했다.

이날 임창용은 5피안타(1피홈런)를 내주기는 했지만 4사구 없이 탈삼진도 4개를 솎아냈다. 최고 시속 146km의 빠른 속구와 함께 슬라이더, 커브를 주로 구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80개 내외의 투구수를 언급했던 김기태 감독의 예고대로 74개의 공만을 던졌고, 승리 요건을 갖추지는 못한 채 역할을 마쳤다.

1회초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선두타자 하준호를 삼진, 이진영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로하스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얻어맞고 흔들렸다. 결국 유한준에게 좌전 안타를 내주면서 첫 실점을 떠안았다.

그러나 1회말 KIA 타선이 2점을 뽑아내면서 임창용도 힘을 냈다. 2회에는 2사 후 장성우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내줬지만 심우준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3회에는 더욱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준호, 이진영을 공 3개로 연속 1루수 땅볼 처리한 뒤 로하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묶어 가볍게 삼자범퇴를 기록한 것.

하지만 임창용은 4회 동점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선두타자 유한준을 좌익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냈지만 박경수에게 던진 3구째 시속 124km 커브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로 연결되면서 2실점 째를 기록했다.

임창용은 5회에도 계속해서 마운드에 올랐지만 오랜 기간 선발로 나서지 않았을 뿐 아니라 속구 스피드가 점차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5이닝을 채우지는 못했다. 선두타자 장성우를 3루수 땅볼로 묶었지만 심우준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고, 이후 임기준에게 공을 넘긴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편 임기준이 대타 김지열을 삼진 처리한 뒤 이진영을 3루수 플라이로 묶어 임창용이 남긴 주자를 깔끔히 지웠으며, 경기는 5회말 현재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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