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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이 오랜 고심 끝에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24명의 선수를 결정했다.

선동열 감독은 11일 KBO 회의실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선발을 위한 코칭스태프 회의를 개최한 뒤 명단을 발표했다.

공식 회의 시작은 오후 2시였지만 실질적으로는 1시 이전에 모여 3시간 이상을 소요할 만큼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의견이 분분했다.

고심 끝에 먼저 투수는 총 11명으로 구성했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 MVP를 모두 석권한 양현종(KIA)을 비롯해 이용찬(두산), 임찬규, 차우찬(이상 LG), 박종훈(SK), 임기영(KIA)이 선발 자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정찬헌(LG), 최충연(삼성), 함덕주, 박치국(이상 두산), 정우람(한화)이 불펜 자원으로 가세하게 됐다. 우완과 좌완이 각각 4명, 사이드암 투수가 3명으로 최대한 균형을 맞췄다.

관심을 모았던 김광현은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선동열 감독은 “김광현과 직접 통화를 했는데 본인은 이번 대회에 나가서 한 경기 정도를 던지고 싶어했다. 하지만 (부상 복귀 후) 구단에서도 관리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할 선수라고 본다”며 향후 김광현이 몸관리를 잘해 도쿄 올림픽 등 더욱 큰 대회에서 볼 수 있기를 희망했다.

또한 심창민이 제외된 점에 대해서는 “(박)치국이와 많은 고민을 했는데 성적으로 보면 심창민이 좀 더 낫지만 연투 능력은 오히려 치국이가 낫다. 마무리 투수를 제외하면 중간에서 던져줄 투수가 4명 뿐이라서 연투를 하는 상황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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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감독은 이번 회의에서 투수 선발에 가장 오랜 시간을 쏟았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나름 내 머릿속에 구상도 해뒀지만 코칭스태프가 좋은 선수를 뽑기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쪽이 투수다”고 입을 연 뒤 “총 11명 중에 선발을 6명 뽑았다. 예선 3경기, 슈퍼라운드 2경기, 결승이 차례로 열리기 때문이다. 또한 현지 기온이 40도를 넘어가고 8월말이 되면 선수들의 체력 문제가 많을 것으로 전망돼 젊은 투수들 위주로 선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포수는 양의지(두산)가 예상대로 안방을 지키게 됐고, 이재원(SK)이 그 뒤를 받치게 됐다. 또한 내야수는 안치홍(KIA), 박민우(NC), 최정(SK), 김하성(넥센), 박병호(넥센)와 더불어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오지환(LG)이 태극마크를 새기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또한 외야에는 김재환, 박건우(이상 두산), 손아섭(롯데), 김현수(LG)를 비롯해 박해민(삼성)이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가 제외된 부분에 대해 선 감독은 “마지막까지 고민을 했는데 우타자가 부족해서 박건우 쪽에 무게가 실렸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선동열 감독은 지난해 11월 상무나 경찰청에서 군 복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했던 오지환과 박해민을 최종 명단에 포함시킨 이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선 감독은 “박해민은 결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폭 자체가 대수비, 대주자 쪽에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힌 뒤 “오지환은 김하성의 백업이다. 처음에는 멀티 플레이어를 구상했지만 현재 확실한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선수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한 포지션에서 잘 하는 선수를 뽑자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발탁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필자들에게 단지 우선적인 기회를 준 선택으로 보기만은 어렵다. 이번 대회에서 군 미필 선수는 오지환, 박해민을 비롯해 함덕주, 박치국, 최충연, 박민우, 김하성까지 단 7명 뿐이다.

구단별 분배 역시 특별히 고려대상은 아니었다. 두산에서 총 6명의 선수가 대표팀에 뽑힌 반면 KT는 단 1명의 선수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선 감독은 “KT가 1명도 안 들어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형평성에 문제가 있었다고 봐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국가대표이기 때문에 오로지 실력으로 뽑았다”며 최고의 성과를 얻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선동열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 목표를 우승으로 잡았다. 그는 “앞으로 대회까지 75일의 시간이 남아 있는데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잘 했으면 좋겠다”며 “무조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는 8월26일부터 9월1일까지 총 7일간 열릴 예정이다. 8개국이 본선에 진출해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진행한 뒤 각 조 1, 2위가 슈퍼라운드를 치르며 최종 성적 1, 2위가 금메달을 놓고 최종 승부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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