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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한화가 연장 혈투 끝에 선두 두산마저 제압하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한화는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8-7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 20일 LG전 패배의 아쉬움을 씻고 시즌 27승19패를 기록했다. 같은날 넥센에 패한 SK를 밀어내고 공동 2위에서 단독 2위로 올라서는 성과를 남겼다. 두산과의 승차 역시 3경기로 좁히며 내심 선두까지도 넘볼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성적은 좋았지만 극도로 침체돼 있던 타선이 모처럼 터졌다. 호잉과 김태균이 백투백 홈런을 때려내며 한순간 명암을 갈랐다. 특히 호잉은 9회 2사 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멀티 홈런까지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송광민 역시 연장 끝내기 안타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마운드에서는 서균의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이 끊어진 가운데 안영명, 송은범 등 필승조들이 모두 무너졌지만 박상원이 1.2이닝 무실점으로 더 이상 두산에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정우람도 1.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선발 김재영도 시즌 4승을 챙기지는 못했으나 6.2이닝 3실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출발은 두산이 좋았다. 2회초 선두타자 오재원이 내야안타를 기록한 뒤 2루 도루를 성공시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오재일의 2루수 땅볼로 1사 3루를 만들었고, 파레디스가 우익수 뒤를 넘어가는 2루타를 쏘아 올렸다. 지난 3월25일 이후 58일 만에 나온 파레디스의 시즌 2호 타점.

그러나 두산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화가 3회말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단숨에 흐름을 가져왔다. 무사 2루에서 최진행이 최재훈의 투수 땅볼 때 3루에서 아웃됐지만 한화의 집중력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살아났다. 이용규가 9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는 등 1사 1, 3루 기회를 연결시켰고, 상대 폭투 때 최재훈이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정근우의 유격수 땅볼로 2사 3루가 된 가운데 송광민이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한화가 리드를 가져왔다. 또한 호잉이 후랭코프의 5구째를 받아쳐 우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김태균까지 백투백 홈런을 쏘아 올리며 한화가 3회에만 총 5점을 뽑았다.

한화는 4회에도 추가 득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1사 후 최진행의 볼넷, 최재훈의 우전 안타로 1,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용규가 스퀴즈 번트 때 페어 지역에서 방망이에 공이 닿아 허무하게 아웃됐지만 정근우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기어이 최진행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두산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두 번째 투수 현도훈의 호투로 한화의 추가 득점을 막아냈고, 7회초에는 모처럼 타선이 힘을 냈다. 오재원, 파레디스의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고, 대타 류지혁이 2루타를 때려내며 1점을 만회했다. 이어 박건우까지 3루수 땅볼로 파레디스를 홈에 불러들이며 어느덧 3점 차로 한화를 압박했다.

결국 두산은 8회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최주환, 김재환의 연속 안타로 불펜 안영명을 끌어내렸고, 양의지가 서균으로부터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며 만루를 채웠다. 한화가 또다시 송은범을 마운드에 세웠지만 오재원이 3타점 적시 3루타를 쏘아 올렸고, 오재일까지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서균의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이 끊긴 것을 비롯해 한화의 최강 필승조가 줄줄이 무너졌다.

그러나 한화도 대역전 드라마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허락할 수 없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을 선보였다. 9회 정근우가 유격수 땅볼, 송광민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패색이 짙었지만 2사 후 호잉이 박치국을 상대로 중월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승부를 기어이 연장까지 끌고가는데 성공했다.

결국 한화가 연장 11회 승부를 매듭지었다. 이용규가 볼넷을 골라내며 김정후를 흔들었다. 정근우의 투수 땅볼 때 김정후의 실책이 나오면서 무사 2, 3루 기회가 찾아왔고, 송광민이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길었던 대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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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은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10-4로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삼성은 2연승과 함께 시즌 20승(28패) 고지를 밟아 8위 KT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히는 성과를 남겼다. 반면 롯데는 2연패와 함께 22승23패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롯데는 이날 1회부터 전준우와 손아섭의 솔로 홈런 두 방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된 가운데 롯데는 6회에도 1사 1, 2루에서 이병규의 적시타, 정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묶어 4점 차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삼성의 뒷심이 강력했다. 롯데가 6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친 선발 듀브론트에 이어 진명호, 오현택으로 연결되는 필승조를 가동했지만 삼성은 7회 강한울이 상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무사 1, 3루에서 박해민의 첫 타점을 시작으로 이원석, 러프까지 적시타를 때려냈고, 강민호가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단숨에 5-4로 승부를 뒤집었다.

삼성은 8회에도 다시 한 번 5점을 뽑아내는 응집력을 과시한 끝에 최종 승리를 품에 안았다. 5월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왔던 진명호, 오현택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이날 뒤집기는 더욱 짜릿함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강민호는 결승 투런 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친정팀을 울렸다.

LG도 잠실 NC전에서 6-1로 승리하며 2연승을 기록, 24승25패로 5할 승률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NC는 3연패 난조 속에 18승30패가 돼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LG는 선발 임찬규가 6이닝 1실점 역투를 펼쳤고, 채은성이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는 등 타선이 도합 15안타를 합작해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품에 안았다.

이 밖에 넥센은 인천 SK전에서 10-4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한 주의 시작을 알렸다. SK는 6연패 수렁에 빠진 채 3위로 밀려났다. KIA도 KT를 8-5로 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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