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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경기 후반까지도 잘 하면 메이저리그 가야죠.”

한화 한용덕 감독이 송광민과 관련된 질문에 이처럼 답변하며 껄껄 웃었다.

지난 15일 KT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을 앞두고 한용덕 감독에게 송광민의 경기 후반 집중력 부족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지 물었다.

당시까지 송광민은 38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6홈런 33타점 28득점으로 한화 중심 타선을 이끌고 있었다. 무엇보다 주자가 있을 때 타율 3할6푼6리, 득점권에서 타율 3할9푼5리로 영양가 높은 활약을 선보였다.

커리어 하이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으나 아쉬운 모습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경기가 후반으로 향할수록 유독 타격 기여도가 떨어졌다.

실제 송광민은 14일 경기까지 1회 타율이 무려 5할1푼5리(33타수 17안타)였지만 7~9회에는 타율 7푼5리에 머물러 있었다. 42타석에서 3안타를 때려내는 동안 14번의 삼진, 2번의 병살타를 기록하는 등 초반 집중력을 마지막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이에 대해 한용덕 감독은 “사실 지금도 충분히 잘 해주고 있다. 막판까지 다 잘하면 메이저리그 가야하지 않겠나”라는 농담을 던진 뒤 “사실 막판 집중력이 잘 유지가 되지 않는 편인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나사를 수시로 조여주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단 한용덕 감독은 공격이 아닌 수비에서 송광민이 좋은 집중력을 꾸준하게 보여주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한 감독은 “최근 선수들이 수비에서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지를 스스로 느끼는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하루는 (송)광민이가 내게 ‘야수들이 수비에 얼마나 집중하는지를 아느냐’고 묻더라. 과거에 광민이는 수비를 할 때 인상을 많이 쓰고 있었다. 3루수의 위치가 덕아웃에서 나와 마주보는 곳인데 최근에는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고 달라진 변화를 설명했다.

실제 한 감독의 이같은 언급이 나온 바로 다음날 송광민은 경기 후반 수비로 경기를 지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발 3루수 김태연이 실책을 범하면서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자 7회부터 송광민이 대수비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7회 무사 1, 3루 위기에서 송광민은 윤석민의 3루수 방면 타구를 깔끔하게 병살타로 연결시켰고, 이에 앞서 3루 주자 로하스의 움직임까지 봉쇄하며 1점 차 리드를 지키는 일등 공신 역할을 해냈다.

17일 경기에서도 송광민은 4-3으로 앞선 7회 1사 1, 3루 위기에서 박경수의 3루수 땅볼 타구를 잡아낸 뒤 지체하지 않고 홈으로 정확히 송구해 동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병살타를 이끌어내기 다소 애매했던 상황에서 찰나의 순간 최선의 판단을 했고, 침착함을 끝까지 유지했다.

또한 7회말에는 1사 3루에서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쏘아 올리며 쐐기 타점을 기록, 이번에는 공격에서도 경기 후반 본인의 몫을 다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경기 후반 기록이 최악에 가까웠던 송광민이지만 그럼에도 한용덕 감독이 그를 여전히 신뢰한다고 강조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던 3연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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