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제공
[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한화 김민우가 데뷔 시즌 이후 약 3년 만에 승리를 따냈다. 5선발 문제로 고민했던 한화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민우는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는 호투를 통해 한화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김민우는 총 90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단 6피안타(1피홈런) 밖에 내주지 않았다. 탈삼진은 3개에 그쳤지만 볼넷 역시 1개 밖에 기록하지 않는 등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직구 최고 시속 145km를 기록한 가운데 직구(60구) 뿐 아니라 슬라이더(24구)의 움직임이 좋았으며, 체인지업과 커브 역시 종종 섞어 KT 타선을 잠재웠다.

이날 호투로 김민우는 마침내 시즌 첫 승을 신고하는 기쁨을 누렸다. 2015년 9월6일 두산전 이후 무려 984일 만에 이뤄낸 값진 성과였다.

2015년 한화 2차 1라운드 1순위로 지명된 당시 받았던 기대치에 비해 김민우의 성장 속도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데뷔 시즌 70이닝을 소화하며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이후 부상으로 오랜 기간 고생하며 지난 2년 동안은 9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다.

올시즌 역시 불운과 부진이 계속 김민우를 따라다녔다. 3월29일 NC전에서 헤드샷을 던져 2회에 퇴장 당해야 했고, 4월1일 SK전(2.2이닝 5실점), 5월5일 삼성전(3.2이닝 6실점) 모두 실망스러운 모습을 남겼다. 우천 취소 경기가 종종 찾아오면서 그동안 믿음을 심어주지 못한 김민우의 등판이 계속 연기 될 수밖에 없었다.

한용덕 감독은 경기 전 “(김)민우가 5회를 넘겨주면 고마울 것 같다”고 언급한 뒤 “전투력을 가진 채 경기에 임하고 대량 실점을 내주지 않는다면 믿어보려고 한다”며 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김민우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원했다.

실제 한 감독은 김민우가 6회 흔들리며 1사 만루에서 폭투로 실점을 허용했을 때에도 끝까지 김민우에게 이닝을 맡겼고, 결국 김민우 스스로 이진영을 중견수 플라이 처리하며 그 믿음에 보답했다.

한 감독의 기대치였던 5회를 넘어선 것은 물론 커리어 통산 2번째 퀄리티스타트를 품에 안았다. 퀄리티스타트 역시 승리와 마찬가지로 2015년 9월6일 두산전 이후 984일 만의 기록이다.

경기 후 김민우는 "오늘 가장 큰 수확은 볼넷이 줄었다는 점이다. 경기 전 (최)재훈이 형과 빠르게 승부하는 것을 키워드로 잡았는데 이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탠 기쁨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민우는 "오늘 결과는 좋았으나 그동안 못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드렸다. 때문에 만족스럽다기보다 앞으로 오늘 같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동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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