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한화가 3연승을 질주하며 3위까지 올라섰지만 어느덧 5연패 수렁에 빠졌다. 선수단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김태균의 어깨는 더욱 무겁기만 하다.

한화는 지난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1-10으로 완패를 당했다.

이로써 한화는 5연패 수렁에 빠진 채 11승13패로 5할 승률에서 더욱 멀어졌다. KIA, 삼성과의 3연전에서 스윕과 위닝시리즈를 챙긴 뒤 두산과의 지난 주중 3연전 1차전을 승리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지만 결국 두산에 위닝시리즈를 넘겨줬고, 넥센에게는 스윕을 당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김태균이 19일 복귀한 이후에도 4경기를 모두 패했다는 점이다. 타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4경기에서 한화의 팀 타율은 2할1푼4리(10위)까지 주저앉았다. 득점권 타율은 1할대(0.192)다.

물론 한화 하락세의 원인은 4경기 팀 평균자책점 6.17에 그친 마운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선발진은 이 기간 퀄리티스타트 없이 평균자책점 8.84로 믿음을 주지 못했고, 불펜의 핵으로 자리잡은 송은범도 17일까지 뛰어난 활약을 펼치다가 최근 두 차례 등판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불펜에서 많은 이닝을 책임지면서 다소 힘이 떨어진 모습. 한용덕 감독이 자책했듯 마운드 운용 자체에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았다.

타선에서 김태균이 좋은 성적을 낸 것은 결코 아니다. 4경기에서 15타수 3안타로 타율 2할에 그쳤다. 그러나 단지 김태균의 문제만으로 볼 수는 없다. 한화의 상승세 당시 폭발적인 타격감을 과시했던 호잉이 다소 주춤했고, 송광민을 제외하면 타자들 대부분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김태균이 흐름을 크게 끊었다고 볼만한 장면도 많지 않았다. 오히려 3차례 득점권 기회에서 적시타도 한 차례 뽑아냈고, 주자가 나갔을 때도 5타수 2안타로 제 몫을 다했다. 스피드가 느린 편이지만 20일 경기처럼 출루에 성공한 뒤 후속타 때 슬라이딩을 시도하며 한 베이스를 더 내달리는 등 팀의 적극적 베이스 러닝에 녹아들기 위한 노력도 선보였다. 무엇보다 팀의 절대적인 4번타자로서의 자존심을 잠시 내려놓고 6번타자의 역할을 기꺼이 받아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균이 뛴 경기와 제외된 경기에서의 성적 차이가 극과 극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무거운 책임감이 김태균의 어깨를 짓누르는 상태다. 실제 3월까지 김태균이 뛴 경기에서 2승5패를 기록했던 한화는 김태균 말소 후 9승3패로 순항했으나 또다시 복귀와 함께 4연패가 이어지고 있다.

야구는 농구, 배구와 달리 선수 한 명이 경기를 지배하기 상대적으로 어려운 스포츠다. 선발투수의 경우 등판 시 비중이 상당한 편이지만 매 경기 등판하지 않으며, 타자들도 매일같이 맹타를 휘두를 수는 없다. 타율 3할5푼을 기록할 경우 이를 맹활약이라고 하지만 결국엔 절반이 채 못 되는 확률일 뿐이다.

팀의 상승 곡선에 편승하지 못한 김태균으로서는 충분히 억울하고 답답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는 김태균이 짊어져야 할 짐이자 극복해야 할 시련이기도 하다.

동갑내기인 롯데 이대호가 시즌 초 김태균보다 훨씬 심각한 비난에 시달렸고 팬이 던진 치킨 박스에 맞는 참담한 일을 겪고도 결국 보란 듯 본인의 가치를 입증한 일이 있었다. 이대호와 같은 믿기 힘든 반전을 한화 팬들이 요구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다만 이대호의 활약과 함께 최악의 모습을 보였던 거인 군단이 살아났듯 한화에서는 김태균이 그 돌파구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한화 팬들이 침체에 빠진 팀 분위기를 단숨에 뒤바꾸는 힘을 보여주길 간절히 원하는 것은 바로 그 대상이 팀의 중심인 김태균이기 때문에 가능한 희망이다. 김태균이 24일 KIA전에서는 그 기대에 응답할 수 있을까.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