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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한화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상대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한화는 17일부터 잠실구장에서 두산과의 주중 원정 3연전 일정에 돌입한다.

올시즌 한화는 10승8패로 리그 3위에 올라있다. 한화가 개막 이후 18경기 만에 10승 고지를 밟은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개막 10경기를 넘어선 이후 3위에 오른 것도 3년 만이라는 점에서 현재 한화의 초반 돌풍이 야구판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7위 넥센과 2경기 차이 밖에 나지 않을 만큼 중위권의 격차가 촘촘하기 때문에 사실 현재의 순위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무엇보다 아직 팀 간 맞대결이 한 바퀴를 채 돌지 않았기 때문에 한화의 이번 주중 3연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만만치 않은 상대 두산이 한화를 기다리고 있다. 두산은 올시즌 14승4패로 리그 선두에 올라 있다. 2위 SK와는 2경기, 3위 한화와는 4경기 차이다. 지난 14일 넥센전에서 파죽의 8연승 행진이 중단되기는 했지만 다음날 곧바로 설욕에 성공하며 4연속 위닝시리즈를 연결시킨 팀이 바로 두산이다.

경기 내용을 살펴봐도 두산에게서 약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각종 팀 지표에서 1위에 올라있는 항목이 많지는 않으나 팀 평균자책점 4.58(3위), 팀 타율 2할8푼8리(4위) 등에서 드러나듯 공수에 걸쳐 균형이 탄탄하다.

선발진은 장원준의 부진이 다소 아쉽지만 외국인 투수들의 맹활약이 펼쳐지고 있으며, 불펜은 젊은 자원들의 성장이 돋보인다. 타선도 중심에 배치된 박건우, 김재환이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한 가운데 파레디스가 2군으로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년 간 보여준 탄탄한 짜임새를 찾아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두산은 한화에게 좌절감을 심어준 경험이 많은 팀이다. 최근 3년 간 매 시즌 단 한 번도 상대전적 우위를 놓치지 않았고 30승18패로 높은 승률을 자랑했다. 특히 2016시즌에는 4월의 6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한화의 초반 도약 꿈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지난해에도 개막 3연전 위닝시리즈를 가져가는 한편 후반기 시작과 함께 한화의 7연패 중 3연패를 담당했다. 7월22일에는 무려 17-1이라는 압도적인 격차로 한화에 굴욕을 안겼다.

17일 선발로 예정된 유희관도 한화전 통산 23경기에서 11승1패 평균자책점 3.56(124이닝 49자책점)으로 막강한 면모를 뽐냈다. 물론 지난 시즌에는 한화전 평균자책점이 6.97까지 치솟는 등 불안한 모습도 자주 노출됐지만 한화 선발 윤규진 역시 두산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53으로 흔들렸던 것은 마찬가지다.

시범경기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지만 한화는 3월20일 맞대결에서도 두산에 2-14로 무너지며 다소 아쉽게 정규시즌 일정에 돌입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두산 코치로 활약했던 한용덕 감독은 경기 전 두산 선수들의 방문에 미소를 지었으나 경기를 마친 뒤에는 굴욕적인 패배에 아쉬움을 삼켰다.

한화로서는 이처럼 늘 쉽지 않았던 두산과의 주중 3연전마저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올시즌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 두산이 선두에 올라있는 강팀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화 역시 현재까지 보여준 모습을 이어갈 수만 있다면 결코 두산이라는 존재가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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