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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삼성 김상수가 올해는 상위 타자로의 변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까.

김상수는 지난 13일 수원 kt wiz 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2번 유격수로 출전했다.

김상수의 2번 기용은 지난 시즌 김한수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상수 스스로도 언제까지 하위 타순에 머물 수 없다는 생각으로 도전을 받아들였다.

실제 김상수는 상위 타선에 서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2009년 프로 데뷔 후부터 2016시즌까지 총 3404타석 중 9번에서만 2693타석을 소화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는 총 154타석 중 9번으로 단 21타석만 들어섰으며 2번 45타석, 1번 25타석을 각각 소화하는 등 고른 분포를 보였다.

단 김상수는 발목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진입하지 못했으며 허벅지 부상까지 당해 총 42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즌 성적 역시 타율 2할6푼4리 3홈런 13타점 17득점으로 프로 초창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2번으로 나섰을 때 두 차례 홈런을 때려냈을 뿐 타율 2할5푼6리, 출루율 2할7푼3리 등으로 평균치를 밑돌았다.

김상수는 지난 1월 연봉 계약 당시 기존 3억1000만원에서 7000만원이 삭감된 2억4000만원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FA 자격 역시 한 해 늦춰졌다. 자존심이 상하는 문제를 떠나 강한울이 타율 3할3리 24타점 58득점 12도루 등을 기록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다.

비시즌 동안 절치부심 각오를 다진 김상수는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상태다.

김한수 감독은 첫 시범경기를 앞두고 “김상수가 타격 폼을 바뀌면서 궤도가 좋아 보인다”고 언급한 뒤 “물론 향후 타격감에 따라서 변경될 여지는 있는데 앞쪽에 세울 것 같다. 오늘도 2번에 배치된다”고 언급했다. 이제 막 시범경기가 시작된 만큼 확실하게 결정된 것은 전혀 없지만 궁극적으로 박해민-김상수가 테이블 세터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이상적이라는 판단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강한 2번’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김한수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는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1번으로도 고려되고 있다더라. 그런데 우리는...”이라는 농담을 던지며 입맛을 다셨다. 물론 박해민, 김상수 등에게 저지와 같은 파괴력을 기대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러나 뛰어난 수비에 비해 타격 및 출루율 부분에서는 좀처럼 한계를 깨뜨리지 못한 박해민, 김상수 등이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길 내심 희망했다.

김상수는 kt와의 첫 시범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물론 수비에서는 강백호의 안타성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등 힘을 실어줬다. 단 타석에서 투수와의 적극적인 승부는 전혀 빛을 보지 못했다. 박해민-김상수 테이블 세터가 이날 합산 7타석에서 상대 투수에게 소진시킨 공은 타석 당 평균 2.4개(총 17구)에 그쳤다.

물론 한 차례 시범경기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입지를 굳힌 상황이 전혀 아닌 만큼 개막전에 앞서 좀 더 믿음을 줄 필요가 있는 김상수다. 2013년 2할9푼8리를 기록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3할 돌파가 눈 앞으로 다가온 듯 했으나 이후 4시즌 연속 내리막만을 걸었다. 어느덧 프로 10년 차가 된 올해는 팀과 개인 모두를 위해서라도 2번 자리에 어울리는 활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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