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연내 꼭 이뤄야할 과제중 네가지만 추려본다.

● 고의4구 처리 : 메이저리그(ML)는 지난해부터 고의4구시 투구를 하지 않고 감독의 수신호로 타자를 자동으로 1루로 진출시킨다.

일본 프로야구도 지난 11일 규칙위원회를 열어 ML과 같이 고의4구를 처리하기로 했다. 조만간 감독자 회의를 거쳐 올 시즌부터 시행하게 된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규칙 수정을 했고,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고의4구는 자동 진루 규칙을 적용한다. 이는 오로지 스피드업을 위한 것.

고의4구를 처리하는 과정도 물론 경기 진행의 일부이지만, 타자를 걸리기 위한 뻔한 투구로 인해 쓸데없이 경기 시간을 늘리고 지루함을 더하는 것은 사라져야 한다.

국제적으로 경기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온갖 지혜를 짜내는 데 KBO리그만 역행하고 있다. KBO에서는 올시즌 고의4구 관련 규칙 개정을 않기로 해 많은 팬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아직 시즌이 2개월이나 남은 만큼 각 구단의 의견을 모아 규칙을 고치는 게 좋다.

KBO리그는 지난해 다행히 경기 평균시간(연장전 포함)이 3시간 21분으로 전년보다 4분을 줄였다. 하지만 3시간 20분대는 여전히 지루한 진행이다. 고의4구 규칙 개정을 포함, 스피드업에 더욱 노력해 3시간 10분대, 나아가 2시간 50분대 진입에 힘써야 한다. 프로야구 상품성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 비디오 판독 시간 제한 : ML은 비디오 판독시간을 2분으로 제한하고 있다. 2분이면 정확한 비디오 판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2분내 판독을 명확히 하지 못할 경우 원심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유는 단 한가지, 스피드업이다. ML 경기 평균 시간은 지난해 3시간5분11초로 전년보다 4분 29초나 늘어 초비상이 걸린 상태.

KBO는 무제한이던 비디오 판독 시간을 단축한다는 원칙은 세웠으나 ML처럼 2분으로 제한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의4구 규정과 마찬가지로 ML과 같이 2분으로 줄이는 게 합리적이다.

고의4구 자동 진루와 비디오 판독시간 2분 제한만으로 경기 시간은 3분 가량 줄어든다. 3분을 단축하면 2012년(3시간 11분)처럼 3시간 10분대 회귀가 가능하다.

● 포스트시즌 방식 개선 : 현행처럼 페넌트레이스 1위팀이 한국시리즈로 직행, 시즌 폐막후 무려 15~21일을 기다리게 하는 제도는 매우 불합리하다.

1위팀은 경기 감각이 떨어진다며 1위를 한 이로움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와일드카드나 준플레이오프 승리팀은 절대로 우승을 못하는 불공정한 시스템이니 ML처럼 토너먼트식 도입을 철저히 궁리해야 한다.

2002년부터 올해까지 16번의 한국시리즈에서 페넌트레이스 1위팀이 15번이나 우승을 했다. 3위가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한 단 한 번의 예외는 해외 원정도박 후유증 탓이었으니 사실상 1위팀은 무조건 정상에 올랐고 나머지 팀들은 들러리에 불과하다. 10개 구단들이 지혜를 모야야 할 이유다.

● 지난해까지는 KBO 사무총장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야구협회) 부회장, 마케팅 자회사인 KBOP 대표를 겸했다. 정운찬 신임 총재는 사무총장은 사무총장 직무에 충실케 하며 겸직을 시키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특보 제도도 활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바람직한 결정이다. 야구협회 부회장직 파견은 야구협회에 대한 일종의 월권 행위다. KBOP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해 전임을 시키는 게 비즈니스상 효율적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해묵은 적폐와 개선 사항이 새 총재 선임으로 큰 변화를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야구 칼럼니스트/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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