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고형욱 단장.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넥센이 채태인(36)을 내주고 박성민(20)을 영입했다. 넥센의 이번 판단이 훗날 신의 한 수로 작용할 수 있을까.

넥센은 지난 10일 채태인과 계약 기간 1+1년, 총액 10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2억원, 옵션 매년 2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채태인을 잔류시키기 위한 계약은 아니었다. 롯데 측에서 채태인에 관심이 있었지만 직접 FA 계약을 체결하기에는 넥센이 원했던 보상금 9억원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결국 사인 앤 트레이드라는 다소 특별한 방식으로 두 구단 간 합의가 이뤄졌고, 넥센은 채태인을 떠나보내는 대신 박성민을 받아오는 선택을 했다.

1998년생의 박성민은 2017년 2차 4라운드 33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좌완 투수다.

2017시즌 1군 등판이 단 한 번도 없었고, 퓨처스리그에서도 7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9.11의 성적만을 남겼기 때문에 다수의 롯데 팬들에게조차 생소한 선수다.

하지만 2016년까지 스카우트 팀장을 맡았던 넥센 고형욱 단장은 박성민의 잠재력에 일찌감치 높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고형욱 단장은 사인 앤 트레이드를 발표한 뒤 스포츠한국과의 통화에서 “선수를 보지 않고서는 판단하지 않는다. 그동안 지켜보며 생각한 부분들이 있었다”며 박성민을 고교 시절부터 주목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고 단장은 박성민의 장점에 대해 “고교 2학년 때 시속 140km대 초반의 공을 던지며 기량이 보장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또한 3학년 때에는 팔꿈치 통증 때문에 투수보다는 대부분 타자로만 출전했는데 타율 3할6푼2리 2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투수 뿐 아니라 타자 쪽에서도 좋은 재능이 있다는 것은 운동 신경을 그만큼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전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박성민 영입 이유를 밝혔다.

또한 고 단장은 “미래를 위한 자원들을 수집하고 있는데 양현종, 김광현, 차우찬 이후 KBO리그에 좌완 투수의 맥이 저무는 상태다. 2~3년 뒤에는 좌완 투수들이 더욱 희귀해질 것으로 봤다”며 또다른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투타에 걸쳐 재능이 있지만 넥센은 박성민을 향후 좌완 투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고 단장은 “우선 본인은 투수를 원하고 있다. 구단에서는 박성민이 빠르면 내년, 늦어도 2년 뒤에는 잠재력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