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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야구계 연말 행사에서 관례적으로 꼭 참석하는 인사를 꼽는다면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이다.

행사의 의미나 권위를 높이는 데 이들 만한 적임자도 높다. 이미 굵직굵직한 행사에 구본능 KBO 총재는 프로야구 수장으로 꼬박꼬박 참석하는 등 분주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반면 다른 한 축인 아마야구의 수장인 김응용 협회장은? 그는프로-아마, 전·현직을 따지지 않고 참가하는 야구인 골프대회를 비롯해 언론사 야구 시상식에 초청장을 받았지만 거의 참석하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이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행사에 불참하자 여러가지 추측이 나도는 것은 당연한 일. 일부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KBO 제22대 총재로 추대된 것이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른다는 근거없는 루머가 돌기도 한다.

김응용 회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구본능 총재가 사퇴를 선언한 뒤 후임 총재직을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했을 때 유력한 후보 중 한명이었던 게 사실이다.

김 회장은 야구인으로는 처음으로 야구단 최고책임자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11월 야구인들의 전폭적 지지 속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초대 회장에 당선됐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지지모임인 더불어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아 정치권의 후광 역시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야구단 사장들이 선택한 신임 총재는 정운찬 전 총리였다. 이때문에 보기에 따라서는 김응용 회장의 심기가 불편했을 수 있을 터. 자신이 바랐다기 보다는 소문이 날 대로 난 상황에서 무산됐기에 머쓱할 수도 있다.

김 회장은 현재 제주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김 회장이 삼성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뒤 휴식을 취해왔던 곳이다.

공식 자리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속내를 김 회장 외에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그는 지금껏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KBO 총재에는 뜻이 전혀 없음을 강조해왔다.

구구한 억측을 해소할 단서가 나왔다. 김 회장은 지인과 대화 중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행사에 한번 참석하면 다른 행사도 꼭 가야하잖아. 어디는 가고 어디는 안가면 괜히 싫은 소리만 듣지. 그럴 바에는 처음부터 안가는 게 낫지 않겠어?"

야구계 행사로 연말 최고 이벤트인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오는 13일 개최된다. 과연 그 자리에도 불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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