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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가 결국 5차전 끝장 승부를 보게 됐다. 이같은 상황이 가장 반가운 팀은 역시 두산이다.

롯데는 지난 1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7-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가을 잔치 탈락 위기를 딛고 시리즈 전적을 2승2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제는 NC 역시 나란히 벼랑 끝에 몰리게 되면서 양 팀 모두 배수 진을 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준플레이오프 승자를 기다리고 있는 입장인 두산으로서는 이러한 혈투가 내심 바라왔던 최고의 상황이다. 전력을 모두 쏟아낸 팀을 상대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NC의 경우 4차전에서 최금강 선발 카드를 꺼내들며 큰 그림을 그렸다. 해커를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투입시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은 것. 하지만 4차전 패배로 결국 해커를 5차전에 투입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해커는 NC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더라도 3차전부터 뒤늦게 투입될 가능성이 높으며, 두 차례 선발 등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맨쉽은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컨디션이 좋지 못한 모습.

롯데의 경우 준플레이오프 5차전 승부를 펼치더라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외국인 선발 카드를 모두 꺼낼 수 있다. 발목 부상을 당한 레일리의 몸상태가 변수지만 준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등판이 없었고, 린드블럼 역시 4일 휴식 후 2차전에 투입이 가능하다.

다만 5차전에서 박세웅이 오랜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거나 타선이 일찌감치 승기를 잡지 못한다면 불펜 총력전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필승조의 힘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23일에는 미디어데이가 열리기 때문에 롯데 불펜도 휴식을 취할 수 있지만 플레이오프 일정이 흐를수록 피로도가 점점 누적될 수밖에 없다. 손승락은 4차전까지 2경기 70구, 박진형은 3경기 54구, 조정훈은 2경기 45구를 각각 던졌다.

이처럼 유리한 출발을 할 수 있게 된 두산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NC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장현식이 7이닝 비자책 1실점 역투를 펼쳐 기대감을 드높였다. 물론 두산과의 정규시즌 맞대결에서는 1승3패 평균자책점 4.91로 부족함이 있었지만 니퍼트와 정면 승부를 펼쳐 완투승 직전까지 갔던 경험도 가지고 있다.

또한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NC에게 4연승을 챙겼고, 올해도 정규시즌 11승5패로 절대 강세를 드러냈지만 NC의 설욕 의지도 그만큼 강하다.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상대인 것은 분명하다.

롯데 역시 8월 이후 성적만 놓고 보면 두산보다 높은 승률로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랐던 팀이다. 롯데의 가장 무서운 점이 ‘기세’인데 만약 롯데가 준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승리를 따낸다면 더욱 무서운 흐름을 탈 수 있는 상황이다.

2년 전 두산 역시 준플레이오프부터 출발한 언더독의 위치였으나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9 열세를 뒤집은 것을 계기로 분위기를 확실하게 끌어올렸다. 결국 그 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기적을 이뤄낼 수 있었다.

짜릿한 경험을 했지만 올해는 롯데가 돌풍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두산은 늘 경계해야 한다. NC에게 확실한 우위를 점한 것과 달리 롯데에게는 8승8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뤘기 때문에 더욱 부담스러운 상대일 수도 있다. 철저한 준비, 확실한 정신력 재무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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