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한화 김재영이 대표팀을 이끄는 잠수함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국가대표팀 선동열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25일 KBO에서 회의를 열고 예비 엔트리 42명(와일드카드 3명 제외) 중 2명을 교체했다.

최원태와 김재윤이 어깨 부상으로 제외된 가운데 김재영과 김동엽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

이 가운데 김재영은 최근 호투가 예비 엔트리 합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 28일 선동열호 1기가 처음 발표됐을 시점만 하더라도 김재영은 존재감을 거의 드러내지 못한 상태였다. 15경기(선발 10경기)에서 2승6패 평균자책점 6.14에 그쳤고, 8월 중순부터는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처지이기도 했다.

사진=박대웅 기자
그러나 예비 엔트리 발표 직후부터 김재영의 맹활약이 시작됐다. 8월30일 LG전에서 7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9월에는 더욱 눈부신 존재감을 드러냈다. 7일 KIA전과 16일 LG전에서 나란히 7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KIA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상승세를 연결했다.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및 3연승으로 대표팀 예비 명단에 포함될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

한화는 이전까지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단 1명 뿐이었다. 각 팀 별로 평균 3~4명, 넥센의 경우 6명까지 대거 발탁됐지만 한화는 하주석 외에 해당되는 선수가 없었다. 특히 투수 쪽은 그 누구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이 와일드카드를 제외하면 만 24세 또는 프로 3년 차 이하의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한화의 미래가 더욱 어둡게 느껴진 결과였다.

때문에 김재영의 이번 합류가 한화 팬들에게는 더욱 반가울 수밖에 없다. 만약 김재영이 다음 등판에서 또 한 번 맹활약한다면 옆구리 투수의 희소성까지 더해져 최종 엔트리에도 승선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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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은 “밥을 먹고 있는데 매니저로부터 예비 엔트리에 등록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는 이어 “이미 명단에 있던 (하)주석이가 함께 손을 잡고 일본으로 가자는 말을 해줬다”며 10월10일 발표 예정인 최종 엔트리에도 승선할 수 있기를 내심 기대했다.

다만 김재영은 “남은 일정에서 특별히 최종 선발을 의식하며 던질 것 같지는 않다. 최근에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에 던져왔던 대로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나친 욕심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김재영은 최근 호투의 비결로 심리적인 부분을 꼽았다. 그는 “특별히 구종에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아무래도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셨고 선발로 자주 나가면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심리적인 면에서 많이 편안해졌다”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김재영은 “시즌 전 목표는 1군과 2군을 오가면서 도합 10승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1군에서 5승, 2군에서 5승으로 10승을 정확히 채웠다”며 1차적인 목표를 달성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프지 않고 시즌 막판까지 올 수 있었던 것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김재영은 더 큰 목표를 가슴에 품었다. 그는 “시즌을 마치고 캠프에서 구종에 대한 연마가 더 필요할 것 같다”며 보완해야 할 부분이 더 남아있다고 언급한 뒤 “내년에는 10승이라는 수치를 모두 1군으로 옮겨오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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