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추격은 하지만 역전은 없다. 한화가 야심차게 선언한 ‘진돗개 야구’에 대한 야구 팬들의 기대도 싸늘하게 식었다.

한화는 26일 현재 36승55패1무로 9위에 머물러 있다. 후반기 단 1승도 챙기지 못한 채 7연패 늪에 빠져있고, 7월 한 달 동안 3승13패에 머물면서 시즌 4할 승률마저 붕괴됐다.

뒤져있더라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던 모습은 이제 좀처럼 찾기 어렵다. 물론 추격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추가 실점을 함께 내주면서 결국에는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는 패턴이다. 초반에 기선제압을 자주 당하는 모습부터 문제점이 많다.

한화는 7월 한 달 간 팀 평균자책점이 7.84로 마운드가 완전히 붕괴됐다. 선발(7.61)과 불펜(8.09) 모두 총체적 난국이다. 7연패 기간에는 선발 평균자책점 9.73, 불펜 9.29로 문제가 더욱 심각했다. 당연히 초반부터 끌려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실점을 내줬기 때문에 타선의 추격이 별다른 의미를 불러올 수 없다.

타선은 그나마 힘을 냈다. 7월 팀 타율은 2할9푼4리, 7연패 중 팀 타율은 2할9푼7리로 나란히 4위에 올랐다. 초반부터 흐름을 자주 넘겨준 듯 하지만 실제로는 7월 16경기 중 절반이 넘는 9경기에서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타선 역시 강력한 뒷심에 비해 초반에는 선발진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한 경우가 훨씬 많다. 특히 7연패 기간에 이같은 모습이 더욱 심화됐다. 7~9회의 팀 타율은 무려 3할5푼5리로 2위에 올라있지만 1~3회에는 팀 타율이 2할2푼5리로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소위 영양가가 전혀 없다. 4점 이상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 때에는 타율 3할7푼3리(0.373) 7홈런(1위)으로 팬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심어줬지만 3점 이하로 좁혀졌을 때에는 타율 1할9푼7리(10위) 1홈런으로 한순간에 힘이 빠졌다. 선수들은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겠으나 개인 기록 관리에만 신경을 쓴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도 바로 이런 수치들 때문이다. 또한 야수들이 제 아무리 강한 공격력을 선보이더라도 수비 집중력 부족 현상이 이어진다면 현재의 악순환을 결코 벗어날 수 없다.

7월 16경기에서 단 3승. 이 가운데 역전승은 전반기 마지막 롯데전 단 한 차례 뿐이었다. 같은 기간 5회까지 뒤진 상황에서의 승률은 1할(1승9패)에 그쳐있고, 7회까지 뒤졌을 때에는 단 1승도 수확하지 못한 채 9패를 떠안았다.

김성근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331경기에서 152승(176패3무)을 챙긴 한화는 특히 전체 승리의 절반이 넘는 77경기를 역전승(4위)으로 장식했다. 5회까지 뒤진 상황에서는 35승, 7회까지 뒤졌을 때에도 20승을 챙기는 등 두 조건에서의 승률도 나란히 3위에 올랐다. ‘마리한화’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었다.

‘마리한화’와 ‘진돗개 정신’은 표현 방식만 다를 뿐 끈질긴 야구를 추구하는 본질은 결국 같다. 하지만 7월 이후의 한화는 상대의 꽁무니만 쫓다 지친 진돗개를 보는 느낌이다. 매 경기 역전의 희망을 전혀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시즌 전체의 대반전을 기대하는 것도 당연히 꿈같은 일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