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독자의 요청으로 글을 쓰게 됐다.

궁금증은, 첫째 비디오판독은 왜 공개하지 않느냐이며 두번째는 비디오판독 최종 결정권자는 누구이냐는 것이다.

당연한 물음이지만, 무심코 비디오판독 결정을 바라보던 이들에게는 좀 신선한 궁금증일 수 있다. 현장에서 비디오판독 요청이 있으면 클린 베이스볼센터의 3명의 판독관(전임 심판위원장과 두명의 현역 심판원)은 야구장에 있는 7개의 방송사 카메라와 3대의 한국야구위원회(KBO) 설치 카메라 화면을 본 뒤 결정을 내린다.

첫 번째 질문에 답해보자. 방송사 카메라 촬영분은 방송사에서 중계 화면을 통해 계속 내보내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하지만 KBO 카메라 분은 송출기능이 없어 아쉽게도 시청자들에게 전달될 수가 없다.

송출 기능을 추가하려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KBO로서는 그냥 숙제로 안고 있다. 방송사 촬영분과 KBO 카메라 촬영분을 함께 보게 되면 시청자들이 아웃, 세이프 판정에 더 공감을 느끼므로, 이 부분은 아쉽다.

두번째, 비디오 판독 최종 결정권자는 팀장격인 전임 심판위원장에게 있다. 메이저리그(ML)에서는 판독에 시간 제한(2분)을 두고 있다. 2분이 지나도 판정이 애매할 경우엔 애초 현장 심판의 판정(원심)을 인정한다.

KBO는 시행 첫해인 만큼 시간 제한을 두지 않고 있어 3분이 넘는 판정이 가끔 있다. 판정이 애매한 경우에는 전임 심판위원장의 견해가 우선시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다수결 판정과는 틀린 부분이다.

KBO는 시간 제한 규정 등 수정 조치를 시즌이 끝난 후 검토후 시행할 예정이다. 하여간, 비디오판독은 경기시간을 늘리고, 경기 리듬을 끊어 여러 가지로 관람및 시청에 불편을 겪게 한다.

인터컴 장비를 착용한 심판들이 비디오 판독센터로의 판독 결과를 전달받고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서는 인공 지능을 갖춘 로봇이 판정을 맡는 게 좋지만, 다른 분야는 몰라도 스포츠에서는 로봇 등장은 불가능해 보인다(일견 재미있어 보이지만, 엄청난 판정의 혼란을 겪을듯).

오래전 메이저리그에서는 심판의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대한 항의 및 불만이 높자 컴퓨터로 가상 판정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경기당 평균 2개의 볼 판정 미스가 나오자 “2개 정도 가지고 컴퓨터에 맡길수 없다”며 논란을 철회한 적이 있다.

비디오 판독이 오심을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프로야구의 상품성’을 해치고 있으므로, 언젠가 팬들의 요청으로 없어지지 않을런지. 가만 생각하면 오심도 일종의 판정이다. 사과 한 상자에 썩은 사과 한두개씩은 있기 마련이고, 첨단 삼성전자 공장에도 불량품이 1만개에 한 개 정도는 있을 것이다.

또 인생 자체가 시행착오 투성이 아닌가? 몇 년 후에는 팬 여론조사로 비디오 판독이 없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저런 논란을 떠나서라도 심판들은 오심 줄이기에 힘을 기울여야겠다. 현재의 판정 번복율(30.5%)이 메이저리그보다는 조금 낮긴 하지만, 25% 이하로 줄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자면, 올바른 판정을 위한 컨디션 유지에 개인 시간을 적극 활용해야겠고, 이에 앞서 기계와의 싸움에서 이기겠다는 신념과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야구 칼럼니스트/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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