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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한화 팬들에게 반가운 투수들이 나란히 모처럼 마운드에 섰다. 그러나 희비는 다소 엇갈렸다.

한화는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시범경기에서 1-9로 패했다. 이로써 한화는 4경기 만에 패배를 떠안으며 시범경기 전적 2승2패2무가 됐다. 반면 kt는 전날 경기에서만 무승부를 기록했을 뿐 5승1무의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날 한화는 경기 결과를 떠나 김성근 감독의 예고대로 김혁민과 권혁이 나란히 마운드에 올랐다. 김 감독은 지난 17일 두 선수가 자진 등판을 요청했음을 전했으며, 각각 1이닝 정도씩을 던지게 할 계획임을 밝혔다. 19일 경기를 앞두고도 “아직까지는 두 선수가 계산 속에 들어오지 못했다”며 투구 내용을 유심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권혁은 지난해 10월 좌측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동안 꾸준한 재활을 거쳐 8월21일 kt전 이후 210일 만에 마운드에 섰다. 김혁민 역시 지난해 9월 어깨 관절와순 및 손목 인대 부분 손상으로 상무 전역 이후 팀 전력에 가담하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7승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03으로 인상적인 피칭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8회초 먼저 마운드에 오른 김혁민은 아직까지 경기 감각과 구속이 올라오지 못한 모습을 노출했다.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좌전 안타를 내준 김혁민은 전민수와 대타 오정복을 나란히 좌익수 플라이로 잠재웠지만 2사 1루에서 정현에게 던진 5구째 시속 142km 직구가 높게 제구되면서 좌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후 홍현빈에게 볼넷을 던져 제구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났고, 윤요섭을 중견수 플라이로 묶어 힘겹게 1이닝을 소화했다.

9회에 등판한 권혁은 믿음직한 모습으로 홈 팬들 앞에 다시 섰다. 선두타자 김동욱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권혁은 다음타자 김사연을 초구에 또 한 번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웠고, 김종민마저 유격수 땅볼로 잠재워 공 9개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모든 공을 직구로만 승부한 권혁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시속 142km 직구를 제외하면 김혁민과 마찬가지로 평균 직구 구속이 140km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지만 희망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주면서 2017시즌에도 뒷문을 틀어막을 본격 준비에 돌입했다.

경기 후 권혁은 "7개월 만에 나와서 기대반 우려반 심정이었다. 통증이 전혀 없는 것에 만족한다. 현재 내 몸상태가 다른 구종을 테스트한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직구를 던지며 구위가 현재 어느 정도인지 체크해보고 싶었다. 또한 시범경기지만 실제 타자를 상대했을 때 어떤 기분인지 체크해보고 싶어서 자원해 던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은 기간 최대한 공의 구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팬들의 응원에 감사하다. 기분 좋게 던졌다. 최대한 노력해서 몸 상태를 더욱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겠다"는 감사 인사와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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