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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고척=박대웅 기자] 밴덴헐크가 3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네덜란드는 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서울라운드 한국과의 경기에서 5-0으로 승리를 거뒀다.

한국이 이스라엘, 네덜란드에 연속으로 덜미를 잡히며 탈락이 유력해진 것과 달리 네덜란드는 첫 경기를 순조롭게 승리로 장식,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네덜란드는 8일 대만과의 2차전에서 승리를 따내면 마지막 이스라엘전 결과에 관계없이 도쿄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

투타에서 전력 차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네덜란드 선발 밴덴헐크의 호투가 단연 돋보였다.

이날 밴덴헐크는 4이닝 동안 총 62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틀어막았다. 1회 삼자범퇴로 순조로운 첫 발을 내디딘 그는 2회부터 3이닝 연속 출루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빠른 속구 뿐 아니라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체인지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2013, 2014시즌 KBO리그에서보다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후 밴덴헐크는 “토너먼트 개막전을 팀을 위해 뛴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다”고 운을 뗀 뒤 “알고 있는 선수들과 뛰어서 더욱 흥분됐다. 다행히 좋은 출발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모습을 다음 경기까지 이어가야 할 것이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밴덴헐크는 최형우, 박석민 등 한국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과 모처럼 그라운드를 누빈 것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었음을 밝히면서 “2년 동안 삼성에서 뛰고 일본으로 갔는데 오늘 그 선수들과 다시 뛸 수 있었다. 특별한 우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더욱 좋았다. 물론 내 감정을 조절하는데 집중해야 했고, 그 부분이 잘 됐기 때문에 경기도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2015년 일본 소프트뱅크에서 팀의 우승을 합작해내기도 했던 이대호와의 첫 승부 이후 일어난 일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밴덴헐크는 “훌륭한 타자이고 동료였다. 이대호가 직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슬라이더를 던졌다. 하지만 그 공을 쳐낸 뒤 주루 플레이를 한 것에 대해 훌륭한 타자라고 이야기해줬다”며 미소를 지었다.

또한 밴덴헐크는 친숙한 선수들과 대결한 것이 호투에 영향을 줬는지를 묻는 질문에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사실 그 선수들도 나를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은 스트라이크를 적극적으로 던지고자 했다. 한국에 있던 경험, 익숙한 선수들이 있다는 것이 경기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타석에서 1회 선제 투런포를 비롯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의 맹활약을 펼친 프로파는 “오늘 경기 전에 미팅을 가지면서 투수에 대해 연구할 수 있었다. 일단 투수의 공을 따라가 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운이 좋았다. 스윙을 했고, 이것이 홈런으로 연결됐다”며 승리에 힘을 보탠 기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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