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류현진(30·LA 다저스)은 2006년부터 KBO리그 7시즌 동안 한화에 총 98승을 선물했다. 이 가운데 상당 기간은 팀이 암흑기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소년 가장으로서 그의 가치는 더욱 빛났다.

류현진은 한화를 떠나는 순간에도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2012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포스팅 금액으로 2573만 달러(당시 약 280억원)에 달하는 유산을 안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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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화는 1년 뒤인 2013년 정근우, 이용규를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FA 시장의 큰 손이 될 수 있었다. 또한 구단 운영에도 여유가 생기면서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리모델링을 비롯해 선수단과 팬 모두를 위한 아낌없는 지원도 가능했다. 이만하면 류현진은 한화에게 최고의 효자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어느덧 메이저리그에 진출한지 제법 시간이 흘렀지만 류현진은 여전히 한화와의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뛰어난 성적, 천문학적인 금액을 통해 보탬이 됐다면 이후로는 한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유산까지 남기려는 모습이다.

류현진의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에이스펙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류현진은 오는 6일 오키나와로 떠나 약 3주 일정으로 개인 훈련에 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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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캠프에서는 한화 후배인 장민재, 김민우가 함께 동행한다. 류현진은 이미 지난해에도 장민재의 훈련 비용을 부담하면서 선후배의 끈끈한 정을 나눈 바 있으며, 김민우의 경우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없음에도 인연이 닿아 이같은 선택을 내렸다.

장민재와 김민우로서는 류현진과 함께 훈련에 임하면서 여러 노하우를 배울 수 있게 됐다. 장민재는 지난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류현진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커쇼표 너클 커브’를 우연한 계기로 전수받아 쏠쏠하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덧 2년째 류현진과 함께 개인 훈련을 하게 된 장민재는 “지난해 같이 운동을 하면서 (류)현진이 형이 너클 커브 그립을 알려주며 이렇게도 한 번 던져보라고 했는데 몇 번 던져보니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연습할 때도 조금씩 지속적으로 시도해봤고 시범경기때 써보니까 통하더라”며 당시 함께 한 훈련이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장민재는 이어 “올해는 함께 훈련을 하러 들어가지만 사실 운동은 따로 할 것 같다. 현진이 형도 부상 이후 복귀 준비를 해야하고 신경 쓸 부분이 많아서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보조할 부분이 있다면 돕고 지난해처럼 궁금한 것이 있다면 물어보기도 하겠다”며 이번에도 많은 점을 보고 배우겠다는 뜻을 전했다.

특히 장민재는 “신인 시절 한화에 처음 들어갔을 때 현진이 형은 이미 정상급 투수였다. 졸졸 따라다니며 붙임성있게 다가선 것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많이 챙겨주셨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실 때에도 문자로 종종 응원을 보냈는데 마음을 열면서 더욱 가까워진 것 같다”고 류현진과의 인연을 설명한 뒤 “미국까지 가서도 생각해주고 챙겨줘서 감사하다. 앞으로도 서로 정을 나눴으면 좋겠고 배울 점을 배워나가도록 하겠다. 형이 잘 던지는 모습을 보면 나도 언제나 기분이 좋았는데 올해 부상 회복이 잘 돼서 메이저리그를 평정해주길 바란다”고 따뜻한 응원의 인사를 남겼다.

한화 관계자 역시 “한화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선후배가 서로 교감하고 하나 되는 마음을 가진다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은 사례가 팀 내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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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정확히 4년 전인 2013년 1월5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진출 환송회 당시 “한화는 내게 류현진을 만들어준 팀이다. 한화에 없었다면 나는 나타나지도 않았고 이 자리에도 감히 있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것을 준 구단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보답하겠다”는 작별인사를 전했다.

특히 당시 그는 “10년 뒤인 37세가 됐을 때에는 당연히 한화에서 다시 던지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을 만큼 구단에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4년 뒤에도 여전히 묵묵하게 힘을 보태고 있는 류현진이다.

-박대웅의 글LOVE : 글러브(glove) 속에 빨려 들어가는 야구공처럼 몰입력 있는 기사, 글LOVE라는 표현처럼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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