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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토종과 외인 선발 맞대결이 펼쳐진다. 두산 장원준(31)과 NC 해커(33) 가운데 한국시리즈 2차전 영웅으로 떠오를 선수는 과연 누구일까.

두산과 NC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6 KBO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장원준과 해커를 나란히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넥센과 LG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밴헤켄-우규민, 신재영-허프, 맥그레거-류제국이 2~4차전에서 나란히 격돌했지만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토종-외인 대결은 포스트시즌 전체를 놓고 봐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흥미로운 대결이며, 어느 한 쪽으로 균형이 쏠려있지 않은 승부이기도 하다.

실제 올시즌 전체 성적과 상대 전적 역시 상당한 박빙이다. 장원준은 15승6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한 가운데 NC전 4경기에서도 2승1패 평균자책점 3.80으로 제 몫을 다했다. 해커 역시 정규시즌 13승3패 평균자책점 3.45에 두산전 2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했다. 두 선수가 나란히 마운드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두 선수는 맞대결을 피해갔다.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을 만큼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해커의 경우 NC가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전력을 비축했기 때문에 에이스로서 당연히 1, 4차전을 책임졌으며, 장원준은 올해처럼 니퍼트의 뒤를 이어 2, 5차전에 등판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던 것은 아니다. 장원준의 경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고, 8회 두산 타선의 선취점이 극적으로 나오면서 팀의 2연승을 이끄는 듯 했지만 불펜진의 난조로 1-2 뼈아픈 역전패를 지켜봐야만 했다.

최종 5차전에서는 승리투수가 되며 두산을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려놨지만 역시 가슴 한 구석에 아쉬움은 있었다. 4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는 위기 속에 최종적으로는 6이닝 9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경기 내용이 썩 좋지 못했는데 당시 맞대결 상대였던 스튜어트가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행운의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올해 NC와 LG의 플레이오프를 지켜본 장원준이 김태군에게 한 통의 문자를 보낸 것도 이같은 아쉬움을 깔끔히 털어낼 기회를 얻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됐다.

장원준은 호투를 했거나 혹은 승리투수라는 성과라도 있었다. 해커의 경우 끔찍했던 1년 전 가을 무대를 절대 잊을 수가 없다. 정규시즌에서 19승을 따내며 가장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 해커였지만 니퍼트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완벽히 KO를 당해 결국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말았다. 1차전에서는 4이닝 4실점, 4차전에서는 5.1이닝 3실점을 기록하는데 그쳤고, 정규시즌 31경기에서 무려 25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는 이같은 꾸준함과 임팩트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니퍼트가 완봉승을 포함해 도합 16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팀의 2연승을 책임졌음을 감안하면 해커의 기록은 더욱 초라하게만 느껴졌다.

장원준은 지난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아쉽게 이루지 못했던 2연승을 이번에는 이끌어내며 보다 당당한 승리투수를 꿈꾸고 있다. 해커는 니퍼트와의 리턴 매치가 성사되지는 못했으나 1차전 끝내기 패배로 사기가 크게 떨어진 팀을 반드시 위기에서 구할 필요가 있다.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1승무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하며 지난 2년 동안 유독 가을에 약했던 이미지를 씻어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미디어데이에서 이호준을 제외한 양 팀 감독 및 3명의 선수가 모두 6차전 승부를 예상했다. 장원준과 해커의 승부는 비단 2차전에만 얽혀있는 것이 아니다. 다수의 예상대로 상황이 흐를 경우에는 최종 우승이 가려질 6차전의 승리투수 자리를 놓고 또 한 번 진검승부를 펼쳐야 할 운명이다. 2차전에서 서로에 대한 기선제압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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