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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한화 팬들이 김태균의 홈런을 기다리는 이유. 그의 홈런포가 한화의 승리를 불러오는 축포가 되는 경우가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선발 4번 1루수로 출전한 김태균은 0-0으로 맞선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KIA 선발 양현종의 시속 142km 직구가 한복판으로 몰리는 것을 놓치지 않고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비거리 120m)을 쏘아 올렸다. 지난해 8월23일 KIA전 이후 무려 247일 만에 느끼는 짜릿한 손맛이었다.

그동안 한화는 초반부터 무너져 내리면서 일찌감치 의욕이 꺾인 채 경기에 임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김태균의 강력한 한 방을 계기로 집중력이 살아났고, 이는 3회 최진행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실제 최진행은 경기 직후 “(김)태균이 형의 홈런이 나오지 않아서 고민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중요한 경기, 중요한 상황에서 홈런을 터뜨린 덕에 팀 분위기도 빨리 올라올 수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김성근 감독 역시 “김태균의 홈런이 돌파구가 되어줬다”는 말로 그의 활약을 칭찬했다.

한화 팬들로서는 그동안 김태균이 단지 3할대 타율을 이어온 것에 만족할 수 없었다. 4년 84억원의 확실한 FA 대우를 받은 만큼 좀 더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원했으나 김태균은 이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KIA와의 경기 전까지 한화는 19경기에서 도합 10홈런에 머물러 있었다. 이는 올시즌 홈런 선두 LG 히메네스(9홈런)보다 불과 1개가 많은 수치. 물론 홈런이 팀 순위와 반드시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강력한 한 방이 팀 사기에 미치는 영향력을 절대 무시할 수도 없다. 간판 타자의 홈런은 분명 팀 타선 전체에도 활기를 심어줄 여지가 충분하다.

실제 한화는 김태균의 홈런이 터진 날 상당히 높은 승률을 자랑해왔다. 지난해 멀티 홈런 한 차례를 포함해 총 20경기에서 김태균의 홈런이 나왔는데 한화는 13승7패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4월14일부터 6월16일까지 9홈런을 친 경기에서는 패배 없이 8승을 쓸어 담아 한화가 전반기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2014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총 16경기에서 18홈런을 터뜨리는 동안 한화의 성적은 10승5패1무. 마찬가지로 6월24일부터 9월14일까지는 ‘김태균의 홈런=불패(7승1무)’ 공식이 이어진 바 있다. 특히 2014시즌은 한화가 여전히 암흑기를 벗어나지 못한 시점이기도 했다. 그 해 최종 성적이 44승77패2무, 김태균의 홈런이 터지지 않은 날 34승72패1무에 그쳤음을 감안한다면 10승5패1무의 성과는 분명 수치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2013시즌에는 10홈런이 터진 9경기에서 5승4패를 기록, 6할 승률에 미치지는 못했으나 이 역시 그 해 최종 성적(42승85패1무)을 떠올린다면 충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당시 한화의 개막 13연패 탈출을 이뤄낸 일등공신으로 송창식을 떠올리고 있지만 김태균 역시 추격의 2타점 적시 2루타에 이어 5회에는 승부를 뒤집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어쨌거나 2013시즌부터 현재까지의 기록만 살펴봐도 김태균이 홈런을 터뜨린 총 46경기에서 한화의 성적은 29승16패1무, 승률로는 무려 6할4푼4리에 달했다. 그가 어떤 활약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 답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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