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대만(타이베이)=박대웅 기자] 한국이 일본과의 개막전 패배를 딛고 분위기 전환에 도전한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1일 오후 7시(한국시간) 대만 타오위안 구장에서 도미니카 공화국과 프리미어12 예선 라운드 2번째 경기를 벌인다.

지난 8일 일본과의 개막전을 0-5로 내주면서 아쉬운 출발을 알린 가운데 B조는 현재 혼전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약체로 평가받던 멕시코가 전날 베네수엘라를 6-4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고, 도미니카 역시 미국에 5-11로 크게 무너지는 등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팀 성적지표(Team's Quality Balance), 즉 (총득점/공격이닝)-(총실점/수비이닝)에 의해 순위가 가려지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으로서도 좀 더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

지난 10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공식 훈련을 소화한 한국 야구 대표팀. 타이베이=박대웅 기자
도미니카전을 하루 앞두고 한국은 티엔무 구장에서 공식 훈련을 하며 전력 재정비에 나섰다. 일본전 이후 충분한 휴식 기간이 있었고, 이는 선수들이 체력 비축 뿐 아니라 일본전 영봉패의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틀 연속 경기를 치른 도미니카는 미국전 완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 역시 극복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개막전을 앞두고 한국은 삿포로돔에서 적응훈련조차 갖지 못한 채 경기에 나서야 했는데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도미니카전이 열리는 타오위안 구장은 전날에도 베네수엘라-멕시코, 미국-도미니카의 대결이 연달아 열려 한국은 멕시코와 미국전이 열리는 티엔무 구장에서 몸을 풀어야 했다.

반대로 도미니카는 이틀 연속 같은 구장에서 경기를 한다는 점에서 좀 더 익숙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돔구장과 같은 특수한 환경이 아니라는 점은 그나마 한국에게 다행스러운 대목이다.

구장에 대한 적응보다 더 큰 고충은 12일 열리는 베네수엘라전에서 부딪혀야 한다. 김인식 감독은 전날 “바람이 많이 부는 등 날씨에 대한 적응도 필요하지만 이는 양 팀 모두가 같은 조건이라고 볼 수 있는데 베네수엘라전이 열리는 시간에 대해서는 다소 걱정이 된다”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베네수엘라전은 현지 시간으로 12일 오후 12시에 시작된다. 도미니카전 시작 시간(11일 오후 6시)을 기준으로 18시간 뒤에 곧바로 3번째 예선 라운드 경기가 편성됐다. 물론 도미니카전이 끝난 이후를 기준으로 한다면 시간은 더욱 촉박하다. 반대로 베네수엘라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 연속 경기를 가져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줄곧 오후 12시에 경기가 배치돼 일정한 리듬을 이어갈 수 있다.

한국 대표팀이 공식 연습을 소화한 티엔무 구장은 오는 14일 멕시코, 15일 미국전이 열리는 장소다. 당장 11일 도미니카전이 열리는 타오위안 구장에서는 경기 전 잠깐의 몸풀기를 통해 적응을 마쳐야 한다. 타이베이=박대웅 기자
김인식 감독은 “KBO리그에서도 물론 낮경기는 있었지만 대부분 야간 경기를 했었고, 무엇보다 낮 12시 시합은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며 “특히 베네수엘라전은 우리가 홈팀으로 배치가 되면서 더 일찍 출발해야 한다. 오전 7시 정도에 기상을 해서 8시30분쯤 숙소에서 나서게 될 것 같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템포인 것은 분명하다”며 내심 걱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극복해야 하는 요소들이다. 도미니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2연승을 따낸다면 한국의 예선 라운드 통과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지게 되며, 남은 멕시코, 미국전에서 다소 강약을 조절할 여유도 찾을 수 있다. 한국이 장소와 시간 등 몇 가지 악조건들을 아무런 탈 없이 적응해내며 승리 소식을 연달아 안겨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