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가 일본전 패배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솔직하게 전달했다. 비록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반드시 설욕할 기회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 그의 각오였다. 타이베이=박대웅 기자
[스포츠한국 대만(타이베이)=박대웅 기자]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눈빛이 이글거렸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0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단은 오는 11일 프리미어12 도미니카전 승리를 위해 서로 간에 파이팅을 불어넣으며 전력 재정비에 나섰다.

전날 대만에 입국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침울함으로 가득했던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졌다. 입국 직후 김현수의 “(일본과의 개막전에) 졌으니까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기분이 가라앉지 않기 위해 다들 노력하고 있다”는 언급처럼 이미 끝난 승부에 대해서는 모두 털어내고 반드시 본선에 진출하겠다는 의욕이 그라운드에 흘러넘쳤다.

대표팀의 4번타자 이대호 역시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그러나 동시에 비장한 모습도 묻어났다.

이대호는 “일본전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평소보다 더욱 잘 던졌다. 구속이 높게 나오는 것을 보며 이를 악물고 던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일본과의 개막전을 돌이켰다.

하지만 그는 한국 대표팀 역시 최선을 다한 점을 강조했다. 일본전 패배로 선수들의 정신력을 지적하는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

이대호는 “경기를 하다보면 질 때도 이길 때도 있지만 태극마크를 달고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수는 아무도 없다. 나 역시 전력을 다해서 일본 선수들과 부딪혔다”며 대표팀 모두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음을 강조했다.

결과가 좋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는 이대호 역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1회 수비에서 타구가 굴절되며 흐름이 넘어간 부분이 있고, (이로 인해) 선수들이 압박감을 느낀 것도 사실이다. 국민들이 일본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선수들이 부담을 이기지 못한 부분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갚아주면 된다. 쪽팔리게 두 번 연속 일본에게 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준결승 또는 결승전에서 일본과 다시 만나 설욕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남은 조별 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김인식 감독도 이대호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계속해서 기대를 걸어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미소를 지은 뒤 “중심 타선은 가급적 김현수-이대호-박병호 순서로 계속해서 가려고 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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