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뚝심’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본다면 NC와 두산은 비슷한 구석이 많다. 하지만 경기 스타일까지 유사했던 것은 아니다. ‘버티는 힘’과 ‘뒤집는 힘’의 충돌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이번 플레이오프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NC와 두산은 오는 18일 마산구장에서 플레이오프 맞대결에 돌입한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NC와 2013년 이후 2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두산은 정규시즌부터 8승8패로 팽팽한 접전을 주고받았다.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대결에서 각 팀이 앞세울 수 있는 장점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두산의 '뒤집기 힘'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 두산,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타선

올시즌 두산은 지난해에 실종됐던 ‘허슬두’의 명성을 되찾았다. 무엇보다 끈끈함을 바탕으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뒷심은 10개 구단 가운데서도 최고로 평가받기에 충분했다.

기록에서도 이같은 성과를 확인해볼 수 있다. 두산은 올시즌 79승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9승을 역전승으로 챙겼다. 단연 이 부문 선두에 올랐으며, NC의 역전승 28회(8위)와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또한 두산은 5회까지 열세에 놓인 경기에서 16번의 역전 드라마를 장식했으며 승률(16승38패, 0.296) 역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7회 열세 경기의 승률(9승47패, 0.161) 또한 넥센에 이은 2위로 상대팀들을 마지막까지 긴장시키는 모습이 많았다.

불펜 팀 평균자책점(5.41)이 전체 9위에 그쳤음에도 이같은 성과를 얻어냈다는 점이 더욱 놀라운 대목이다. 타선의 집중력이 그만큼 좋았음을 의미한다.

정규시즌 팀 타율 2할9푼으로 3위를 기록한 두산은 특히 7~9회에 2할9푼2리(2위)로 수치가 다소 상승했으며, 이 시기 주자가 놓여 있을 때에는 팀 타율이 3할까지 올라섰다. 9회만 놓고 보면 팀 타율 1위(0.292). 상대 불펜투수들과의 맞대결에서도 타율 2할9푼7리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 타선의 뒷심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제대로 발휘됐다. 6회까지 2-9로 뒤져있어 승부가 5차전으로 향하는 듯 했지만 결국 7회 김재호의 2타점 적시타를 시작으로 넥센 필승조를 줄줄이 무너뜨리는데 성공하며 기적과도 같은 뒤집기에 성공했다. 9회에만 무려 6점을 폭발시킨 저력에 NC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NC는 올시즌 선발과 불펜진의 조화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특히 임창민을 중심으로 다수의 불펜진이 버티고 있어 두산의 뒷심을 반드시 틀어막겠다는 각오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 NC, “역전극? 이번에는 쉽지 않을 걸”

하지만 NC도 자신감을 가지는 이유가 있다. 두산의 창이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날카로워진다면 NC의 방패 역시 경기 막판까지 견고함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NC는 역전패 31회로 6위에 그쳐있지만 5회까지 리드를 잡은 경기에서 66승10패(승률 0.868)로 삼성에 이어 승률이 두 번째로 높았다. 또한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는 무려 76승3패(승률 0.962, 1위). 사실상 역전 드라마의 희생양이 된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NC는 올시즌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초반 기선제압을 이뤄낸 뒤 이를 마지막까지 지켜내는 방식으로 많은 승수를 쌓았다.

삼성이 역대 최초로 5명의 선발 두 자릿수 승리투수를 배출하면서 이같은 업적에 가린 부분이 있지만 NC 역시 다승왕 해커(19승)를 비롯해 이태양과 손민한이 각각 선발 10승, 이재학과 스튜어트가 각각 선발 8승씩을 따내며 삼성 못지않은 선발 왕국을 구축했다. 선발 팀 평균자책점은 4.10으로 2위 LG(4.57)에 크게 앞선 압도적인 1위였다.

불펜 역시 만만치 않다. 이름값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에서 내심 과소평가를 받아온 부분도 있지만 불펜 팀 평균자책점 또한 4.50으로 SK(4.57)와 삼성(4.66)을 밀어내고 1위에 오른 팀이 바로 NC다.

임창민은 1승5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80의 성적을 남겨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거듭났으며, 이민호(3승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3.98), 최금강(6승5패 1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1), 김진성(3승4패 12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4.50), 임정호(1승2패 14홀드 평균자책점 3.75) 등이 허리에서 버티고 있다. 넥센이 3명의 필승조에게만 의존한 것과 달리 물량 또한 풍부하기 때문에 결코 두산의 기세에 위축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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