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2015 KBO 정규시즌이 삼성의 5년 연속 우승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순위 싸움 못지않게 뜨거웠던 개인 타이틀의 주인공도 모두 가려졌다.

10개 구단 출범 하에 팀 당 144경기로 시즌이 진행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기록이 쏟아진 한 해였다. 박병호(넥센)와 테임즈(NC)는 역대에 손꼽히는 강렬한 임팩트를 남기며 MVP 2파전을 구축했고, 투수 쪽에서는 해커(NC)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 가운데 유희관(두산), 윤성환(삼성), 양현종(KIA), 김광현(SK) 등 토종 선발진 역시 분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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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40 클럽 vs 홈런 및 타점 1위

타격 부문 8개 타이틀 가운데 테임즈와 박병호가 무려 6개를 양분했다. 테임즈는 타율(0.381), 득점(130점), 출루율(0.497), 장타율(0.790)에서 4관왕에 오른 것을 비롯해 타점 2위(140타점), 홈런 3위(47개), 도루 5위(40개) 등 8개 부문 모두 5위 이내에 올랐고, 박병호는 홈런(53개)과 타점(146점) 2관왕 및 장타율 2위(0.714), 득점 2위(129점), 타율 5위(0.343), 출루율 5위(0.436)로 도루를 제외하면 역시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MVP 역시 사실상 두 선수 가운데 나올 확률이 높다. 테임즈는 타이틀 숫자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 박병호는 ‘중심타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홈런-타점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특히 테임즈는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대기록을 이뤄내면서 MVP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 시즌 사이클링히트 2회의 기록 역시 오직 테임즈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

박병호의 경우 이승엽의 56홈런 기록을 넘지 못했다는 점에서 테임즈만큼의 확실한 임팩트는 남기지 못했다. 단 지난해 본인의 52홈런을 새롭게 갈아치운 점과 2003년 이승엽의 역대 최다 144타점을 깨뜨린 점, 득점권(타율 0.375)에서만큼은 테임즈(0.310)보다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상대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대목이다.

테임즈에게 무게가 쏠리는 상황이지만 어쨌거나 MVP를 놓친 선수는 두고두고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을 만큼 두 선수 모두 역대에 손꼽히는 시즌을 보낸 것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 포스트시즌 이후 공개될 투표 결과에 벌써부터 수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박병호와 테임즈가 가져가지 못한 나머지 2개 타이틀의 주인공은 박해민과 유한준으로 결정됐다. 박해민은 올시즌 60도루(도루 성공률 0.882)를 성공시키며 지난해 김상수가 가지고 있던 구단 최다 도루 기록(53개)을 갈아치웠으며, 2010년 이대형(66도루) 이후 6년 만에 60도루 시대를 활짝 열었다.

또한 유한준은 최다 안타에서 188개로 나성범(184개)을 제치고 생애 첫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프로 첫 3할 타율을 정복했던 유한준은 올시즌 더욱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으며, 결국 시즌 타율(0.362)에서도 테임즈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116타점-103득점으로 역시 통산 첫 세 자릿수 타점 및 득점을 올리는 등 타격 전 분야에 걸쳐 커리어 하이에 해당하는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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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커, 불운왕에서 다승왕 최고의 반전

투수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긴 투수는 바로 해커다. 올시즌 31경기에 나선 해커는 19승5패를 기록, 비록 20승에 1승이 모자랐지만 유희관(18승5패)을 제치고 다승 및 승률(0.792) 2관왕을 석권했다.

뿐만 아니라 해커는 평균자책점 3.13으로 전체 2위, 탈삼진(164개) 역시 공동 5위에 오르며 진가를 뽐냈고, 시상 제외 기록이지만 평균 이닝 2위(204이닝), 이닝 당 출루 허용률 1위(1.03), 피안타율 1위(0.232), 퀄리티스타트 1위(25회)로 독보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2013시즌 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하고도 4승11패에 머물 만큼 ‘불운의 아이콘’이었다면 2년 뒤 극적인 반전을 이뤄내며 리그 최고의 투수 반열에 당당히 올라섰다.

KIA 양현종은 15승6패 평균자책점 2.44로 평균자책점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오르며 해커의 독주를 견제했다. 비록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2010년 류현진(1.82) 이후 1점대 평균자책점 등극의 기회는 아쉽게 놓쳤지만 전반기까지는 평균자책점 1.77(112이닝 22자책점)의 짠물 피칭을 선보이면서 기어이 개인 첫 2점대 평균자책점 진입에 성공했다.

양현종은 이 밖에도 피안타율(0.232) 2위, 퀄리티스타트(19회) 전체 4위(토종 1위) 등을 기록했으며, 골든 글러브 수상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최동원상 수상 기준(30경기 180이닝 15승 평균자책점 2.50 150탈삼진 퀄리티스타트 15회)을 리그에서 유일하게 모두 충족시켜 2연패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세이브와 홀드, 탈삼진 부문에서는 삼성 선수들의 위엄이 돋보였다. 차우찬은 9이닝 당 10.09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저력을 발휘, 시즌 최종전에서 극적으로 밴헤켄을 제치고 생애 첫 탈삼진왕(194개)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또한 안지만은 2012년 박희수가 보유 중이던 34홀드를 넘어 37홀드로 한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갈아치웠고, 임창용 역시 33홀드로 2004년 이후 11년 만에 구원왕을 거머쥐는 기쁨을 누렸다.

타이틀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유희관(18승5패 평균자책점 3.94) 역시 두산 좌완투수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고, 윤성환(17승8패 평균자책점 3.76) 역시 FA 첫 해부터 80억원을 안긴 삼성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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